푸념 잡념 그리고 다짐
카페 알바생으로 살다보니 속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알바라는 단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그 단어에 쓸데 없이 날을 세우고, 무슨 일하냐는 딱히 의미 없는 질문에도 머리가 복잡해져 ‘그냥 회사다녀요.’라고 우울하게 얼버무립니다. 혹여나 내가 알바생인 걸 알면 상대방이 나를 무시할 거라는 생각은 내 얼굴을 화끈거리게 만들어요. 근사한 회사 이름 대면서 우쭐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그 상상속의 나 자신을 부러워하는 순간, 내 속이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언제 내 카페를 할 거냐는 약간의 걱정과 또 약간의 한심스러움 섞인 질문을 받을 때면 아주 속이 시끄럽게 불편해집니다. 내 마음을 설명하고 설득시켜야만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몇 년째 카페에서 일 하고는 있지만 내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단지 지금 일 하고 있는 카페가 편한 거고, 이곳에서 카페 일에 대해 너무나 충분히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욕심이나 비전이 생기지가 않아요 도통. 상상은 해보죠. 내가 모든 걸 만들어 가는 나만의 카페 . 상상해보면 좋다가도 카페에 묶여버려 이 일을 싫어하고 있을 내가 조금 많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더 이상 그 상상은 발전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예전에 어느 코미디언 대가가 한 말이 아직도 내 마음 속에서 웅웅거립니다. 삼십대에는 무슨 일을 하고 사십대에는 무슨 일을 하고 오십대에는 또 다른 무슨 일을 하고 육십대에는 또 또 다른 무슨 일을 하면서 살면 정년퇴직이나 은퇴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기억 못 할 순간 어디서 주워 들은 말인데 내 안에 아주 콕 박혀버렸습니다. 지금도 웅웅거리네요.
그래요 나는 지금 카페 알바생입니다.
근데 또 몰라요.
언젠가 다른 날엔 또 다른 내가 있을 테니까요.
<정리하자면 푸념과 잡념 그리고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