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만 하지 말고 실행하라

by Lohengrin

우리는 매일 수많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산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선택의 문제다. 하거나 하지 않으면 될 일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고민하고 걱정하는 무한반복 속에 산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연구 결과가 있다. 우리가 걱정하는 문제의 79%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16%는 미리 준비하면 충분히 대처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즉, 우리가 하는 걱정이 현실이 될 확률은 단 5%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의 정신적 에너지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95%의 확률로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걱정하느라 정작 중요한 현재의 행동과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카고 대학교 경제학 교수 스티븐 레빗의 '동전 던지기' 실험은 더욱 깊은 의미를 갖는다.


레빗은 흥미로운 실증 연구를 위해 '동전 던지기'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은 현재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입력한 다음, 모니터에 나타나는 동전을 던질 수 있었다. 동전의 결과에 따라 그들은 해당 문제에 대해 행동하거나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었다. 단순해 보이는 이 실험은 1년 동안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그 결과는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것이었다. 추적 조사 결과, 고민 해결을 위해 직접 행동한 사람들이 6개월 후 더 높은 행복도를 보였다. 이는 단순히 좋은 결과를 얻어서가 아니라, 행동 자체가 가져다주는 심리적 효과 때문이었다. 걱정과 고민의 늪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감을 회복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완벽한 선택을 찾아 끝없이 고민하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빠르게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실제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현명한 선택에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의외로 동전 던지기가 좋은 선택을 도와준다는 역설이 여기서 성립한다.

선택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선택지 간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만약 하나의 선택지가 명백히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면, 우리는 굳이 오랜 시간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장시간 망설이게 되는 상황 자체가 "어느 것을 선택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동전 던지기는 우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결정의 마비 상태를 벗어나게 해주는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고민에 소모되는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 그리고 그 사이에 놓치게 되는 기회비용을 생각해 보면, 빠른 결정 후 그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전략이다.


운동경기에서 동전 던지기를 활용하는 사례는 이러한 철학을 잘 보여준다. 축구나 미식축구 같은 구기 종목에서 경기를 시작할 때 선공권을 결정하는 방법으로 동전 던지기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한 관례가 아니다. 이는 선공과 후공 사이에 절대적인 우위가 없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다. 만약 선공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면, 굳이 동전 던지기로 결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대신 더 정교한 방법으로 공평하게 기회를 배분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선공과 후공 각각에 고유한 장단점이 있고, 경기의 결과는 그 이후의 플레이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동전 던지기라는 간단한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이성계가 조선의 수도를 정할 때 척전(동전 던지기)을 활용했다는 일화도 잘 알려져 있다. 무악(현재의 인왕산 일대)과 북악(현재의 북악산 일대) 사이에서 고민하던 이성계가 엽전을 던져 북악을 선택했고, 그 결과 한양이 조선의 수도가 되었다. 새로운 왕조의 수도를 정하는 것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었다. 지리적 조건, 풍수지리학적 관점, 정치적 고려사항 등 수많은 요소를 검토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성계가 최종 순간에 동전 던지기를 선택한 것은 두 후보지 모두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결정을 미루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결정이며, 대부분의 경우 좋지 않은 결정이다.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고,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경쟁자들은 계속 앞서나간다. 따라서 어느 정도 계획이 섰으면 일단 시작하고, 실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이다. 현대 경영학에서 강조하는 '애자일(Agile)' 사고방식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기본적인 방향을 정하고 실행하면서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문제의 95%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걱정 자체가 얼마나 비생산적인 활동인지를 보여준다. 문제는 걱정이 우리를 행동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이 현재의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동전 던지기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주는 도구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완벽하지 않더라도 행동하게 만들고, 행동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상황을 개선해 나갈 수 있게 해 준다. 레빗의 실험에서 행동한 사람들이 더 행복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걱정의 늪에서 벗어나 실제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걱정의 95%가 현실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은 명확하다. 걱정하는 시간에 행동하는 것이다. 동전 던지기는 단순한 우연의 게임이 아니라 행동으로의 전환을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다. 결정을 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성공할 수도 없다. 결정을 미루지 않는 것이 최고의 결정이다. 머뭇거리고 망설이는 것보다는 빠른 결정과 그에 따른 최선의 노력이 훨씬 성공 확률을 높인다.


동전 던지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완벽한 선택을 찾아 헤매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을 빠르게 내리고 그것을 성공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진리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모든 선택에는 위험이 따른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될 뿐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선택을 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완전한 선택을 완벽한 결과로 만들어가는 실행력과 그러한 도전을 감행하는 용기다. 동전 던지기는 바로 그런 용기를 주는 도구다. 걱정의 95%는 현실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머지 5%를 위해 행동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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