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比較 ; compare)란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피는 일'이다. 하지만 비교는 단순한 관찰을 넘어선 '생존의 필수 기재'다.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 쉼 없이 대상을 대조한다. 비교는 차이를 발견하는 일이고, 그 차이를 통해 나에게 이로운 가치를 찾는 과정이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생명체는 비교와 선택의 결과물이다. 어떤 먹이가 더 열량이 높은지, 어떤 서식지가 더 안전한 지를 비교하지 못했다면 인류는 진화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비교는 '발심(發心)', 즉 마음을 일으키는 단초가 된다. 내가 지금보다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는 현재의 나와 이상적인 모델을 비교하는 순간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효율적인 생존 도구가 인간 사회라는 복잡한 관계망 속으로 들어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비교의 대상이 '사물'이나 '어제의 나'가 아니라 '타인의 조건'이 되는 순간, 비교는 우열을 가리는 잔인한 잣대로 변질된다.
우리는 경제력, 학벌, 직업, 외모라는 눈에 보이는 지표들을 놓고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대조, 비교한다. 이때 비교는 존재의 고유성을 증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열등감과 우월감을 가려내는 리트머스지가 된다.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타인이 가진 것과의 '상대적 결핍'에 집중할 때, 우리 뇌의 통증 회로는 신체적 고통을 느낄 때와 유사한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얻는 불행은 단순한 심리적 현상을 넘어 생물학적인 타격인 셈이다.
신약성경 마태복음 20장에 등장하는 '포도원 일꾼들의 품삯' 이야기는 인간의 이러한 비교 본능을 날카롭게 꿰뚫는다. 주인이 오전 9시부터 마감 1시간 전까지 제각기 다른 시간에 온 일꾼들에게 똑같이 '1 데나리온'을 지급했을 때, 일찍 온 자들은 분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주인과 맺은 '약속'이다. 그들은 분명 하루 1 데나리온이라는 정당한 계약에 합의하고 일을 시작했다. 자신의 몫만 본다면 계약은 성실히 이행되었고, 그들은 하루치 삶을 지탱할 충분한 대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들이 '나중에 온 사람'의 손바닥 위를 보는 순간, 만족은 불평으로, 감사는 원망으로 바뀐다.
성경의 이 에피소드는 종교적 교리를 넘어 인간 본성의 비열함을 지적한다. 타인이 받은 혜택을 나의 손실로 착각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비교가 낳은 괴물이다. 주인의 말처럼, 타인에게 베풀어진 선의를 나의 악한 눈으로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게 된다. 비교가 표면으로 분출되어 화(火)가 되는 비극적인 지점이다.
비교는 양날의 칼이다. 한쪽 날은 자신을 채찍질하여 더 높은 곳으로 이끄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도구가 되지만, 다른 쪽 날은 스스로의 숨통을 조이는 '단두대'가 된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비교 그 자체가 아니라, 비교를 사용하는 방식과 목적의 부재다.
무엇을 위한 비교인가? 단순히 남보다 우위에 서서 우월감을 맛보기 위한 비교라면, 그 끝은 반드시 파멸이다. 나보다 더 뛰어난 자는 세상에 언제나 존재하며, 우월감의 유통기한은 지극히 짧기 때문이다. 반면, 자신의 꿈과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비교는 다르다. 이때의 비교는 '동경'이자 '학습'이다. 내가 도달하고 싶은 지점에 있는 대상을 설정하고 그와의 격차를 분석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적 비교다.
성숙한 인간은 비교의 본질이 '선택'에 있음을 안다. 비교를 통해 내가 가야 할 길을 선택하고, 내가 보완해야 할 점을 발견하는 것은 지혜로운 삶의 태도다. 비전을 세울 때는 오히려 조금 과분할 정도의 대상과 비교하는 것이 맞다. 위대한 성취를 이룬 인물과 자신을 견주어 보라. 그것은 나를 깎아내리기 위함이 아니라, 내 안에 잠든 거인을 깨우기 위한 촉매제가 된다.
결국 비교의 화살표를 어디로 돌리느냐의 문제다. 타인의 성과를 향한 화살표는 시기를 낳지만, 어제의 나와 미래의 비전을 향한 화살표는 성장을 낳는다. 우리는 비교를 통해 차이를 발견해야 하지만, 그 차이가 나의 가치를 결정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이 아침, 머릿속에서는 무엇과 무엇을 비교하고 있는가? 그 비교가 나의 목을 겨누는 칼날인지, 아니면 삶을 한 걸음 더 전진시키는 엔진인지 냉철하게 살펴볼 일이다. 비교는 잘만 쓰면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가장 강력한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비교는 잘 쓰면 약이요 못 쓰면 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