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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Dec 14. 2020

체중에 달라붙은 코로나 19

이제 제법 겨울다운 날씨가 돌아온 듯합니다. 어제 내렸던 눈이 아직 녹지 않고 여기저기 흰색을 반사하고 있습니다. 아침 기온도 영하 10도에 체감온도는 영하 15가 되고 있습니다. 세상 만물은 항상 제자리에 있을 때 빛을 발합니다. 계절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고 여름은 여름다워야 합니다. 겨울이 겨울답지 못하면 이상기온이라고 합니다. 겨울다운 겨울은 추워야 합니다. 어느 정도 추워야 하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50대 중반이라 티 내는 것은 아니지만 요즘 기온은 예전 어릴 적 경험했던 기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세대들은 발가락 시려 발을 동동 굴러봤던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물론 60~70년대에야 요즘처럼 따뜻한 재질의 옷이나 신발들이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지만 한겨울 기온 자체도 영하 10도에서 20도를 오르내리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한자리 숫자의 영하권 날씨는 따뜻하다고 표현될 정도로 치부되곤 했습니다. 


사실 '춥다'는 표현을 살리기 위해서는 바람이 큰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바람 안 부는 영하의 날씨는 그런대로 견딜만합니다. 온도보다도 아파트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골바람으로 인해 느끼는 체감 정도가 차가움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바람은 온도 차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대류의 흐름입니다. 대류의 흐름에는 압력차가 발생하며 강도를 높입니다. 피부에 닿는 공기의 흐름을 빠르게 하여 체온을 빼앗아 갑니다. 바람이 불면 추위를 더욱 느끼게 하는 원인입니다. 그래도 저는 고향이 내륙 분지여서 조금 춥다는 원주인 까닭인가요, 남들보다 추위를 조금 덜 탑니다. 겨울에도 내복을 입지 않습니다. 내복을 입을 때는 등산이나 겨울 골프를 갈 때 정도입니다. 평상시에는 셔츠 안에 이너웨어도 입지 않습니다만 겨울이라고 챙겨 입지도 않습니다. 점심시간이나 은행정도 다녀오는 시간이면 그냥 셔츠 바람에 나갑니다. 다들 춥지 않냐고 하는데 잠깐 왔다 갔다 하는 정도의 시간이면 버틸만합니다. 사무실에도 카디건이 의자에 걸려 있지만 짬나는 점심시간에 잠깐 낮잠 잘 때 입는 정도입니다. 뭐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면 온갖 변명을 해야 할 터이지만 그래도 크게 잔병치레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샤워하면 몸무게를 답니다. 오늘 아침은 68.4kg을 찍습니다. 아직 평생 70kg를 넘어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70kg을 한계체중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덜컹 걱정이 앞섭니다. 이 놈의 코로나 19가 저의 체중에 달라붙어 곧 한계체중에 도달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여름을 지나고 가을을 거쳐오는 동안 그래도 꾸준히 67kg 미만대를 유지하고 왔었는데 코로나 19로 실내 골프연습장도 문을 닫은 관계로 운동량이 확 줄었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어 봅니다. 날이 추워진 이후로 밖에 나가 뛰던 조깅도 안 한 지 두 달이 넘었던 탓도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추워지면 동네 사우나에 있는 피트니스실 트레드밀을 뛰었는데 코로나 19로 가지도 못합니다. 겨우 거실에 요가매트 깔아놓고 30분 정도 윗몸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및 스트레칭하는 정도를 하고 있으니 운동의 효과가 있을 리가 없습니다. 조금씩 오르는 숫자의 핑계를 찾은 것이 운동부족입니다만 결국은 먹는 식사량의 문제일 것입니다. 운동량이 줄어든 만큼 먹는 양도 줄이면 될 텐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하루 두 끼 먹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끼니를 줄인 대신 주변에 있는 주전부리를 많이 먹고 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겉으로는 두 끼 먹지만 입으로 들어오는 에너지 총량은 변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렵겠지만 식사량을 조절해 나가고 운동량도 강도를 높여야겠습니다. 운동은 꾸준히 하기가 어려운 조건입니다만 그래도 계단 오르기와 같은 생활 속 운동을 통해 만회하기로 하고 식사는 끼니때마다 안 할 수 없으니 신경 쓰면 항상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니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려운 가운데 쉬움이 있음을 알면 그만큼 실천하기도 쉽지 않을까 합니다. 운동부족으로 체중이 불어나는 계절이긴 합니다만 올 겨울엔 68kg으로 체중을 유지 관리토록 해보겠습니다. 아니 70kg를 안 넘기도록 약속하는 게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오늘 0.2kg을 줄이기 위해 간식 금지, 점심 저녁 식사 평소 절반만 하고 엘리베이터 이용 시, 내려갈 땐 엘리베이터, 올라올 땐 무조건 계단으로 걸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코로나 19로 밖에 나갈 모든 약속이 취소되어 실내에만 갇혀 있을 테지만 일단 움직임에 대한 약속을 해 놓습니다. 그래야 그나마 코로나 19가 체중으로 달라붙지 않을 테고 면역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체중을 줄이는 일에 할 수 있는 것은 소소한 일이라도 하나씩 실천해 나가다 보면 아무것도 안 먹고 겨울잠 자며 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세상에 나오는 반달곰처럼, 이 겨울이 지나도 평상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저울 숫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그로 인해 혈압도 낮아지고 대사기능도 좋아지는 일거양득이 함께 할 것임을 체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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