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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Feb 20. 2020

현상에 의미 부여하기

자연의 어떤 '대상'을 놓고 감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인지의 틀 속에서 확인하고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야 "그것은 이것이다"라고 정의 내리게 되고 그것이 쌓여 '대상'에 이름을 붙이고 우리가 '안다'는 범주에

들어오게 됩니다. 어려운 것 같지만 우리가 오감을 통해 보고 맛보고 냄새 맡고 하는 행위들이 모두 이러한 인지적 절차를 따르지만 경험적 무의식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말과 글로 표현되면 '무슨 소리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이론이나 법칙들을 내놓으면 학계의 처절한 논평과 비평, 실험 등 검증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것들만이 인정받게 되는 것입니다. 굳이 거창하게 이론이나 법칙을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KAIST 정재승 교수가 답습(exploitation)과 탐색(exploration), 혁신(innovation)의 과정을 통해 출근길을 들여다본 과정을 보면 흥미롭습니다. 출근할 때도 보통 사람들은 한 길만을 계속 다닌다고 합니다. 회사와 집과의 최단 거리, 최단 시간을 알아내고 그 길만을 다닌다는 것이죠. 그것이 시간도 절약하고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조금 돌아가 보고 다른 수단을 이용해 보고 하는 탐색 과정을 거치면 또 다른 길을 발견할 수 있고 버스의 노선도 바꿔 직선으로 갈 수 있지만 예전의 출근 패턴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은 건강상의 이유로 많이 걷고자 하는 사람은 아파트 뒷길로도 가보고 전철 전 정거장에서 내려 사잇길을 걸어보기도 합니다. 효율성과는 다른 보상을 위해 탐색을 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출근시간이라면 생각이 조금 달라집니다. 출근은 빨리 시간에 맞춰 가야 한다는 속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예전 패턴대로 가던 길을 간다는 것입니다. 다른 패턴을 찾아가는 것이 탐색인데 이 과정도 필요합니다. 탐색이 되면 패턴이 바뀌는 혁신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존 행태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효율과 성과가 더 좋아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브레인을 연구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행동 패턴과 접목된 실험을 통해 결국 인간을 알고자 함입니다. 이 연구는 결국 사회로 확장하여 사람들의 심리, 회사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까지 확장하여 접목 해석하게 됩니다. 수없이 많은 변수들이 있고 무한대의 확률로 사건들과 행위들이 벌어지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어떤 패턴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수학적으로 프락텔이라는 것입니다. 


브레인 하나의 연구를 통해 호모 사피엔스라는 전체 종을 읽어내려는 노력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논리를 덧붙여 해석을 해내고 검증해 내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게 됩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그만큼 넓고 깊게 볼 수 있다는 진리는 유효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배움에는 언제나 더 높은 경지가 있다고 합니다. 한 분야에 달인이 되었다고 해도 다른 분야에는 수습생이라는 것입니다. 지식의 배움에는 분야별 수준 차이가 존재합니다. 바둑 초급이 바둑 9단의 수 읽기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과 지식의 수준 차이는 명백히 같습니다. 지식의 지평은 그만큼 넓기도 하지만 단계적 높이가 분명히 존재하여 수준을 결정하는 지표가 됩니다. 한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바로 수준을 결정하고 드러내는 표상이 됩니다. 몇 마디 주워들은 것은 가지고 자기 지식인양 포장해봐야 10분이면 드러납니다. 그것이 바로 지식의 수준이자 지식의 우열입니다. 


지식은 양질의 결정적인 것을 선택하여 지속적으로 쌓아나가야 합니다. 그만큼 세상의 지평은 넓고 자연의 해석은 다양합니다. 작게 보면 작게 보이고 크게 보려고 하면 크게 보이는 것이 세상입니다. 결국 무엇을 보려고 하는 마음가짐의 발로에 달렸습니다. 세상 이치의 시작은 참 단순 명료합니다. 그런데도 그 단순 명료함을 잘 보질 못합니다. 보이지 않기도 합니다.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채는 사람만이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분야에 달인이 되면 다른 분야까지 달인이 되는 것은 훨씬 빠르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세상일은 도미노 같아서 첫 스타트를 시작해 놓으면 그다음 단계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한 가지를 달성하면 그다음은 쌓는데 또 쌓는 것이기에 수월합니다. 그렇게 쌓이다 보면 달인이 되어갑니다. 


우리는 인생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달인일까요? 인생을 통제한다는 명제는 너무 클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설정하고 시간을 투자해 수행하며 한 시간 한 시간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쌓아보고 채워보려 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깨어 살아내는 것에 삶의 지혜가 숨어있음도 눈치채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을 함께 한 모든 존재에 감사를 표합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가장 귀한 시간을 공유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함께 있고 함께 했다는 것입니다. 공감입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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