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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26. 2021

맥주 한 캔의 작은 행복

위시리스트 만들기

일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는 합당한 동기나 자극이 반드시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극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무감각해집니다. 심지어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까지 갑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정신적, 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자극 및 동기부여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그 정도의 수준 차이가 일에 활력이 되기도 하고 무기력하게 하기도 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그래서 적당함, 중용의 의미는 참으로 어려운 용어입니다. '어느 정도의 수준이 적당 함이냐'는 것은 케바케입니다. 그때그때 따라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는 겁니다. 


자극의 한자 표기는 찌를 자(刺), 창 극(戟)입니다. 창으로 찌르는 것처럼 외부로부터 작용을 주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 세상 모든 현상과 경험하는 모든 것이 자극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코로 들어오는 것 등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것이 자극입니다. 감각적 자극뿐만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습득한 감정까지도 자극에 보태집니다. 이 자극으로 인하여 내가 움직이고 반응을 합니다. 자극이 없으면 움직임이 없습니다. 움직임이 없으면 동물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습니다. 동물은 움직이는 형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자극을 어떻게 이용하고 활용해야 삶에 긍정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을까요? 아주대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일상에서 작은 행복이라는 에너지를 계속 충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합니다. 사는데 에너지가 필요함은 당연한데 이 에너지를 마련하는 방법이 바로 작은 행복이라는 겁니다. 김경일 교수는 이 작은 행복이 '소확행'과 YOLO(You Only Live Once)'처럼 "내일 일은 난 몰라. 지금 이 순간을 즐겨"와 같은 무책임한 소극적 행복 추구가 아니라고 합니다. 내일 일을 더 열심히 하고 내일도 지치지 않기 위해 오늘 작은 행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이 작은 행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말 그대로 작은 행복입니다. "날이 더워지니 시원한 그늘에서 맥주 한 캔에 땅콩 한 조각 먹는 것" "냉면 한 그릇 먹는 것" "새렌디피티처럼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저녁에 만나기로 한 것" "로또에 당첨 안될 것은 알지만 그래도 5천 원짜리 한 장 지갑에 넣고 일주일을 가슴 떨리며 있는 것"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작은 행복들에 대한 위시리스트(Wishlist)가 많으면 많을수록 일상에 지치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복권 당첨자들이 몇 년 못가 파산하는 이유가 바로 이 위시리스트를 갖지 못했기에 그렇답니다. 위시리스트가 없으면 돈을 더 많이 더 크게 써야 행복한 줄 안답니다. 심지어 당첨금으로 요트도 사고 전원주택도 사고한답니다. 요트 가지고 있어 봐야 관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전원주택도 마찬가지입니다. 평소 잔디 깎고 정원수 관리 안 해본 사람이 전원주택에 살아봐야 바로 노동의 현장이 되어버립니다. 돈 많으니 집사를 두어 관리할 수 도 있겠지만 몇 년 못 갑니다. 바로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평소 생각해 본 적이 없기에 그렇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복권 당첨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배우자를 바꾸는 일이랍니다. 돈은 많은데 이제 믿을 사람이 없습니다. 제일 가까운 배우자가 있는데 자기를 제일 잘 알 것이기에 바로 바꾸어 버린 답니다. 그 빈자리를 사기꾼들이 치고 들어오고 그러면 얼마 못가 파산하게 되는 순서를 밟게 된답니다.  참 씁쓸하지만 이것이 대부분 복권 당첨자들이 가는 길이랍니다.


"그래도 로또에 한번 당첨되어봤으면"이라는 꿈은 누구나 가질 수 있습니다. 당첨되어도 당첨금을 헛되이 쓰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평소에 반드시 위시리스트를 만들어 보라는 것입니다. 허황된 꿈같지만 당첨금에 해당하는 액수를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분할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설사 로또에 당첨되었다 하더라도 당첨금을 위시리스트에 맞게 계획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아주 허황되지만 실제 상황이 닥치면 "단순한 것이 가장 효력을 발휘하는 법"입니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뭐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뭐지?" 생각해보고 차근차근 적어봐야겠습니다. 적어놓지 않으면, 갑자기 상황이 닥칠 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시리스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위시리스트를 적어놓고 내가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들여다보는 거울로 삼아야겠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3가지 행동 특성이 있는데 메모와 산책 그리고 잠시의 낮잠이 있습니다. 특별한 능력이 아니고 바로 가장 단순한 행동 패턴이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내고 창의력을 에너지로 만들어내는 행복의 도구였던 것입니다. 외제차를 타고 넓은 아파트를 소유해야 하는 거창하고 화려한 행복 추구가 아니고 맥주 한 캔, 막걸리 한 사발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꾼 임을 알게 됩니다. 일상에서 행복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저 화창한 햇살에서도 행복을 느껴보시지요. 불어오는 산들바람의 호흡을 즐겨보시지요. 이것이 바로 일상의 작은 행복입니다. 내가 지금 살아있기에 느끼는 행복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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