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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ug 10. 2021

찾으면 사람이 없다

물론 다그런 건아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위치와 자리가 있지 않을까? 한 사람이 평생 품고 온 인성과 지식과 품격의 그릇에 따라 그 놓일 자리가 정해지는 것이 세상 이치이지 않을까?


그러나 가끔 자기가 있을 자리를 잊는 경우가 있다. 벗어난 줄 알고 금방 되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처세이지만 쉽지 않은 듯하다. 특히 정치판으로 가면 더욱 뚜렷이 보인다. 왜 그럴까?


권력은 마약과 같기 때문이다. 한번 특권의 맛을 보면 떨쳐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과 지역주민을 '대신'해 봉사하라고 뽑아주었는데 '대표'인 줄 안다. '대신하라'는 것은 위임받은 것이니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그러나 '대표'로 착각하면 자기가 최고인 줄 알게 된다. 권력이 오용되는 첫출발이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스스로 대표임을 착각한 권력의 건방짐이다. 공인된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자리인 줄 알고 만용이 득세한다. 생중계되는 국정감사장에서 기관장들에게 호통치는 거만과 오만의 모습은 더 이상 자극적이지도 않다.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에이! 그거 다 쇼야! 감사 끝나면 나가서 악수하고 미안하다고 하고 포옹하고 하더만" "일하는 것을 보여줘야 하니까 짜고 연출하는 거 아니겠어?" (물론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철저히 부정적으로 매도되어 이미지를 갖고 있는 직업군도 흔치 않을 것이다. (역시 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권에 가 계신 분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시다. 다들 공감하겠지만 정치권에 계신 분들은 학교 다닐 때 동네에서 수재 소리 듣던 사람들이다. (역시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돈 많이 벌어 입성한 사람도 간혹 있긴 하다) 서울대 합격했다고 플래카드 걸리고 고시 합격했다고 플래카드에 이름 한 번씩은 올랐던 사람들이다. 개인적인 능력이나 공부하는 머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왜 그렇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가 되어 있을까? 공부하는 머리와 정치하는 머리는 달라야 되는 것인가? 대한민국 정치의 특이한 현상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판만 아니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텐데 그 판에만 들어가면 다들 물귀신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런데 더욱 서글픈 현실은 "막상 뽑을 때가 되면 뽑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을 바꾸고 싶은데 바꿀 사람이 없다.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그러니 구관이 명관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어떻게든 사회와 경제는 굴러가고 있고 굴러가야 한다. 누군가는 뽑아서 사회가 굴러가도록 일을 맡겨야 한다. 복잡 다변화하는 군집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현실에서 피해 갈 수 없는 숙명이다. 그러다 보니 꼴 보기 싫은 인물이 다음번에도 또 뽑히는 막장드라마의 연속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 수준의 단면이 아닌가 한다.(물론 아닐 수 도 있다)


그렇다고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그 자리에 있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뻔히 보게 된다. 처음에는 언행이 드러나지 않아 잘 모르다가 본격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일거수일투족이 보이게 되면 바로 실망의 그림자가 커지게 된다. 보이면 보일수록 장점이 부각되어야 할 텐데 장점은 어디 가고 단점만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 언론의 시각이 잘못되어서 그런가? 아닐 것이다. 그 사람 면면이 그러한데 그동안 안 드러났기에 못 보았을 뿐이다. 


사람을 찾으면 사람이 없는 이 허무맹랑한 현실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람을 키우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각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을 계속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스타를 죽이는 사회이다. 조금만 두드러져 보이거나 앞서 나가는 것 같으면 바로 끌어내린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잘하는 사람은 잘한다고 칭찬해줘야 하고 더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치사한 르상티망이 만연한 사회에서는 인재가 클 수가 없다. 능력 있고 우수한 인재를 키우는 사회가 진정한 리더를 육성하는 사회다. 우리 사회에도 존경받는 리더 좀 나왔으면 좋겠다. 환호해주고 손뼉 쳐주고 싶은 리더 말이다.


그럴 수 있겠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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