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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03. 2021

확률이 낮은 일을 하라!

한 달 전쯤 JTBC '차이나는 클래스' 프로그램에 KAIST 이광형 총장이 연사로 나오셨다. 마침 오늘 아침 신문 1면 TOP 기사 중에 '아시아서도 밀리는 한국 대학들'이라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에 오버랩됐다. 


오늘 기사는 한국의 대학들은 글로벌 대학평가에서 아시아권에서도 10위에 들지 못한다는 질책성 내용이다. 올해 아시아대학 평가결과에 따르면 고려대가 13위에 그쳤고 2014년에 2위까지 했던 카이스트는 올해 14위까지 밀렸고 서울대는 18위까지 내려갔다.


신문기사는 "한국 고등교육의 경쟁력 추락이 대학을 옥죄는 정부 규제와 혁신을 외면한 대학의 현실 안주가 맞물려 총체적 위기로 현실화됐다"라고 지적하고 "13년째 계속된 등록금 동결은 대학의 정부 재정 지원 의존을 심화했고 정부의 대학 기본역량 평가는 획일화된 기준으로 전국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문의 자율성 등 연구 활력을 떨어뜨렸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시아 대학평가는 싱가포르국립대가 부동의 1위를 계속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베이징대가 2위, 싱가포르의 난양공대와 홍콩대가 공동 3위, 칭화대가 5위다. 상위 10위 대학은 모두 싱가포르와 중국, 홍콩이 차지했으며 말레이대학이 8위에 랭크됐다.


한국 대학의 비경쟁력에 관한 이 기사를 읽으며 이광형 총장을 떠올렸던 이유는, 깨어있는 한 명이 전체를 바꾸어 나가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듯해서 안타까움이 들기 때문이다. 이광형 총장은 JTBC 프로그램에 나오셔서 "우리나라 스포츠 및 음악, 드라마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비롯하여 삼성 및 현대, LG가 분야별 세계 수준에 올라있는데 카이스트는 세계 41위에 있다. 왜 카이스트는 못하는가?"라고 자문하셨다. 이광형 총장께서는 우리 대학의 수준을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다. 카이스트는 할 수 있다는 강한 확신이었다. 총장께서 가지고 계신 꿈과 희망을 보는 듯해서 뿌듯하기도 했다. 제발 이런 창의적 발상을 가지신 분들의 신념과 노력과 연구를 가로막지 말고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오늘 신문기사에서 지적하고 있는 수치스러운 우리 대학의 모습이 조금씩이라도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이광형 총장은 "카이스트는 실패연구소를 만들어  성공확률 70%(?) 이상인 연구 프로젝트는 지원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부여한 것이다. "실패를 하면 성공에 더욱 가까워진다"는 논리다. '실패해도 좋다'는 권유는 자유이자 희망이다.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힘이다. 대학에서 이 이상 무엇을 학생들에게 바랄 것인가? 최고의 교육방법이자 최고가 되어가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성공확률이 높은 것은 그냥 놔두어도 성공한다. 굳이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성공확률이 낮지만 도전하고 도전하여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실패한 만큼 실패의 확률을 줄였으니 성공할 확률로 더 다가갔기에 조금만 더 밀어주면 성공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 확률이 낮다는 것은 황당한 것일 수 있다. 황당하다는 것은 의미의 맥락을 벗어난 것이다. 맥락이 맞는데 확률이 낮은 것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고급 정보다. 이런 새로운 고급 정보는 최신 논문에 주로 담겨 있다. 끝없이 새로움을 탐구하고 찾는 일에 게을러지지 않는 일이 성공확률을 높이는 일이다.


뻔하고 쉬운 일에 너무 매몰되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새로운 일을 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외면하고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그냥 하루하루 지나면 잘 살았고 잘 버텼다고 위안을 삼지 않았는지 말이다. 내 주변에 확률이 낮은 일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아직 시도하지 않은 일이 있다면 다시 들여다봐야겠다. 아직도 가슴 뛰는 일들이 숨어 있을 테니 말이다. 그중에 하나라도 찾아서 실행을 해보자.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테니 말이다. 가슴 뛰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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