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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Feb 07. 2022

일상으로의 복귀

출근 신고합니다.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신고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신고합니다.


지난 1월 한 달간 순환휴직으로 쉬었습니다. 처음 쉬는 것도 아니고 2년째 한 달 쉬고 한 달 일하는 반백수 생활입니다. 브런치 글은 매일 아침 썼습니다만 1월 한달은 쉬면서 와이프 출근 담당 운전기사를 하느라 타이밍을 놓쳐버려 쉬는 김에 글도 한달 쉬었습니다. 


항공업계가 예전의 모습을 찾기까지는 아직도 올해 연말을 지나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독감 수준의 엔데믹으로 가고 있는 듯하여 유럽 여러 나라들을 필두로 출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있어 다행이긴 합니다. 하반기 정도면 해외여행도 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오미크론 확산의 중대 기로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체 코로나 감염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이젠 하루 감염자 수가 4만 명에 육박합니다. 위중증으로 발전하는 숫자가 늘지 않아 다행입니다.


감염자 숫자가 너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기업들도 재택근무 비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엄청 늘어나고 있어 순환휴업으로 돌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그나마 출근하는 인원을 최소로 하고 재택근무 비율을 높이는 비상조치에 들어가 있습니다. 항공사는 24시간 운영되고 준비하는 부서가 있는데 감염자 1명이 발생하면 같은 부서 및 같은 층 직원들의 검사를 비롯하여 격리기간까지 있으면 근무 인원 조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무실을 방역 조치하느라 잠시라도 폐쇄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면 난감한 차원을 넘어 항공기 운항 통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엄청난 영향을 끼칩니다. 항공사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안전통제 장비가 완비된 비상 대비 상황실(evacuation room)을 별도의 건물에 따로 두고 있습니다. 건물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쪽 건물 상황실로 옮겨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것입니다. 이 백업시스템은 항공사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입니다. 1년에 한차례씩 훈련하는 사고 대비 상황 시뮬레이션 때 점검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1월 한 달 순환 휴직으로 쉬고 설 명절 연휴까지 쉬고 출근을 하니 거의 40일을 쉬다 나왔습니다.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오미크론 확산에 긴장하고 있는 회사 분위기를 먼저 전하고 있군요.


사실 오늘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근무하라는 걸 뿌리치고 출근을 했습니다. 40일 가까이 쉬다 보니 집에서 근무하기보다는 사무실에 나와 일을 시작하는 게 마음을 다잡기 더 좋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책상을 치웠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작용을 했겠지요. ㅠㅠ 

아무튼 출근을 하여 한 달여 먼저가 쌓여있을 책상과 컴퓨터 화면을 닦고 주변 정리를 다 했습니다. 제 자리 주변에 있는 난 화분 6개가 한 달여 물을 주지 않아 몇몇 잎들이 갈색으로 말라 있습니다. 집에서도 가끔 걱정되어 직원들에게 전화하여 화분에 물 좀 주라고 할까 하다가 일 시키는 것 같아 그만두었는데 오늘 출근하니 걱정이 현실이 되어 있습니다. 화분에 물도 듬뿍 주고 회생하여 주기를 바라봅니다. 제 주변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화분이라 물을 주는 것도 저의 임무입니다. 소홀하지 않도록, 화분의 식물이지만 소외받지 않도록 신경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주변 정리를 끝내고 업무를 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무실은 모두 재택근무하고 한 팀당 1-2명만 나와있어 썰렁합니다. 오늘 전개될 일들을 예측해보고 코로나 시국에도 업무상 만나야 할 사람들과의 시간들을 다시 체크해 봅니다. 일상을 이렇게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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