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hengrin Feb 23. 2022

코로나 확진자 숫자에 민감한 이유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숫자가 하루 20만 명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0시 기준 17만 명을 넘었네요. 오미크론의 독성이 백신 접종을 3차까지 완료한 사람에게는 계절 독감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숫자도 증가폭은 작지만 계속 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확진자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위중증 환자 숫자도 당연히 늘어나겠지만 그 증가폭에 주시하는 이유는 우리 의료체계가 최대한 감당할 수준까지 갈 것인지 때문입니다. 의료체계가 감당 못해 방치되어 사망으로까지 가는 경우는 만들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어찌 되었든 코로나에 안 걸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외출할 때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손을 씻는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며칠 고생하는 수준이면 괜찮은데 나로 인해 가족이나 밀접 접촉을 한 지인들의 생활까지도 구속되게 만드는 것이 제일 걱정입니다. 그나마 확진자와 접촉했더라도 아주 격리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방역대책이 바뀐 터라 조금은 덜 미안하게 되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 확산 숫자에 민감한 이유를 들여다보면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신체적으로 아프고 고생하지 않고 싶고,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니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고 죽지 않기 위해 이렇게 매일매일 신규 확진자 숫자를 들여다보고, 늘어나면 전전긍긍하고 줄어들면 한숨 쉬며 안도하는 일을 3년째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젠 숫자에 둔감해질 만도 한데, 그 숫자가 내 생명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끈 때문에 쉽게 놓을 수가 없습니다. 확진자 숫자가 늘면 늘수록 나도 감염될 확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직감하고 있게 감시의 눈을 뗄 수 없는 것입니다. 

"에이 이것도 저것도 신경 쓰기 귀찮은데 그냥 나도 감염 확진되어 자연 면역을 갖게 되면 신경 쓸 일이 없어져 홀가분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겠지만 언감생심 참는 게 좋겠죠. 바이러스라는 놈은 계속 변이를 하기에 감기 걸리듯 또 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단순 명료하지 않나요? 산다는 것은 이렇게 죽고 사는 것 중에서 살고 있음의 한쪽 경계를 걷는 것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물질 세계인 현세에서는 그 한쪽 경계가 모든 것이 됩니다. 경계의 다른 한쪽은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고 산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가치였음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덕분에 마스크 쓰고 다니고 손발 깨끗이 씻고 하느라고 감기나 독감 걸리지 않고 지나온 것을 눈치채고 계실 겁니다. 크고 센 놈 피하려다 보니 작은놈은 그저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제풀에 겪여 뒷전으로 숨어 버린 것입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경계에 몰리면 인류는 어떻게든 해결책을 마련해 내지만, 러시아처럼 주도권 쟁탈이라는 허상을 위해 전쟁으로 치닫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 걸 보면 바이러스보다 인간의 교만과 오만이 더 무서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하찮은 명분과 자존심보다 상생할 수 있는 관대함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코로나 바이러스가 던져주고 있음에도 인간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인간의 얄팍한 심리에 더 큰 경고를 하는 쪽으로 진화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운동의 시작은 매일 체중을 재는 것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