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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Feb 22. 2022

운동의 시작은 매일 체중을 재는 것이다

운동은 많이, 자주 하는 것이 좋을까? 꾸준히 루틴이 될 정도로 규칙적으로 정기적으로 하라는 데는 다들 동의하는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애매하다. 각자의 신체능력과 근력의 차이 때문이다. 운동에도 각자도생의 원칙이 적용된다. 자기 신체 능력에 맞게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자기에 맞는 운동 조건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근력 향상 운동을 하고 싶다면 전문적인 트레이너가 나의 건강상태나 신체조건 등을 따져보고 권장하는 운동을 서서히 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방법일 거다. 하지만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가서 상담을 하기도 번거롭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여 망설이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스스로 "나의 건강은 내가 제일 잘 알아"라는 맹신 속에 등산을 가거나 조깅을 한다던지 테니스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을 선택해 동호회에 가입하여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짠돌이의 경우는 코로나로 인한 핑계로 홈트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홈트의 함정이 있다. 작심삼일의 전형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작심삼일의 이유는 간단하다. 구속력이 없고 누가 뭐라 하지도 않고 해야 할 의무도 없으니 며칠 해보고 금방 흥미를 잃고 지겨워진다. 온갖 핑계가 달라붙는다. 오늘은 일찍 출근하니 안되고, 식사를 조금 많이 했으니 갑자기 운동하면 안 되고 조금 쉬었다가 해야지 하다가 그냥 자고, 재미있는 TV 드라마 하는데 보고 해야지 하다가 귀찮아서 포기하고, 오늘 쉬었으니 내일 하지 뭐 하다가 그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모른다. 그 내일은 눈만 뜨면 오늘로 바뀌는 변검의 능력을 지녔음을 잊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돈 주고 산 운동기구가 있으면 작심삼일을 넘어 한 달은 간다. 집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의지의 소유자다. 이런 사람은 사업 파트너로 삼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책임감을 발휘할 것이 틀림없다.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자극은 오히려 간단하다.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는 일이다.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체중계는 숫자로 말한다.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보여줄 뿐이다. 숫자에 둔감해 체중계가 가리키는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의 진로는 뻔하다. 주방의 냉장고로 갈 것이다. 하지만 체중계의 숫자에 충격을 받은 사람은 냉장고가 아니고 현관의 운동화를 찾아 신발장을 뒤지게 될 것이다.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로서는 누구나 운동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체중이 불어나는 이유로 첫 번째 꼽는 것이 운동부족임은 자명하다. 체중 숫자에 민감해지는 이유는 숫자가 늘수록 같이 따라붙는 병명의 숫자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안 좋은 바이탈 숫자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체중계는 겁을 주는 깡패의 수준을 넘어 진실을 말해주는 예언자다. 매일 체중계에 올라서는 일은 델포이 신전의 신탁을 받는 일과 같다.

어쩌겠는가? 운동을 해서 체중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매일 먹고사는데 바빠서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운동은 배부른 사람들의 사치라고? 하지만 건강의 적신호를 한 번이라도 경고를 받거나 죽음의 경계를 다가서 본 사람은 없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필요충분조건임을 안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절박해야 한다. 단순히 멋져 보이고 예뻐 보이고 싶어 하는 이유는 아주 작은 동기였음을 눈치채는 순간이 운동의 시작이어야 한다. 그래야 꾸준히 할 수 있다. 


운동은 자기 신체 능력에 맞게 적당하면 된다. 무한 탐색의 시대이다 보니 잘못된 건강상식이 넘쳐난다. 남들이 하니까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오해의 사례들이 그렇다. 하루 1만 보 걷기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 정도 걸으면 거리로는 8-9Km 정도 되니 하루 운동량치고는 적당할 것이라는 운동의 대표 권장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이에 따라 개별 근력 능력에 따라 이 1만 보도 과한 사람이 있다. 건강에 큰 무리가 없는 보통 사람은 하루 4-5 천보 정도만 걸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운동은 철저히 개인화되어 있음에도 보편적 기준치를 따라가려는 모순이 있다. 따라 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


내 운동량의 기준은 간단하다. 운동을 하다 힘들다 싶으면 중단하는 것이다. 그 조금 힘듬의 수준은 나만이 알 수 있다. 그 힘듬을 조금씩 조금씩 늘리는 것이 근력을 늘리는 관건이다. 팔 굽혀 펴기를 한 번에 10개 했는데 힘들면  다음번에도 열개를 하고 며칠 적응하면 그 다음번에는 12개를 해보는 거다. 12개를 무난히 하면 다시 늘리고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면 근육도 적응을 해 나간다. 무리하게 하면 운동이 아니고 노동이 된다. 


또 하나. "지금 운동을 왜 하는데?"에 대한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내일의 건강을 위해서? 안 아프고 살기 위해서? 물론 맞는 말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뛰고 있고 지금 운동하고 있는 이 순간을 즐겨야 한다. 가쁜 숨을 몰아쉴 수 있는 이 순간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 운동의 맛을 알게 된다. 이제 기온도 영상으로 올라갈 채비를 한다. 본격적으로 밖으로 나가 운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춥다는 핑계는 이제 안 통하는 시간이 오고 있으니 서서히 준비운동을 하고 밖으로 나갈 채비를 합시다. 경칩에 개구리 깨어나듯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근육을 깨울 준비를 하시죠. 본격적으로 꽃이 피면 다리에 부스터 달고 자연을 향해 뛰쳐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가슴 뛰는 봄이 기다리고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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