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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08. 2022

한국은 카페 천국이다

한국은 카페 천국임이 분명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의 길거리에 커피 전문점이 많은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고 치부하더라도 이제는 전국 곳곳에 베이커리와 디저트, 커피를 파는 카페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음료와 음식을 소비하는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제는 장소 불문이다. 사람이 많은 곳에 카페 및 식당이 들어서야 한다는 마케팅의 기본 룰을 완전히 벗어났다. 바닷가도 아닌 산속 골짜기 횟집에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는가 하면 산 꼭대기에도 수목원을 배경으로 베이커리 카페가 성업 중이다. 전망 좋고 경치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뷰 맛집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음은 이제는 당연한 풍경이 되었다.


전국의 이런 카페 풍경을 만들어낸 배경에는 자동차가 한몫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어디든 찾아갈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특히 자동차 소유의 개념이 완전히 바뀐 탓도 큰 듯하다. 자동차 소유가 한 집의 부를 과시할 수 있는 표현의 수단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집의 소유형태를 넘어 개인의 소유 형태로 변화되었다. 한 집에 식구수만큼의 자동차를 보유한 가정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매일 겪게 되는 주차난을 들여다보면 이렇게 한 집에 차량을 2~3대 보유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현상임을 쉽게 눈치챌 수 있다.


자동차 소유로 인해 어디든 갈 수 있고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전제는 카페를 전국 골짜기, 산 꼭대기, 해안 절벽, 심지어 동굴 속에 까지 들어가게 했다. 어디에 있는가가 마케팅에 중요한 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자동차가 시간과 거리, 위치를 마케팅 요소에서 빼버리게 한 것이다. 이제는 시간과 거리를 맛과 경치가 대신 차지했다. 맛있고 풍광 좋으면 어디에 있던 찾아가는 것이다.


축지법을 쓸 수 있는 자동차로 전국 어디든 다가갈 수 있으니 카페 입장에서는 어떻게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 홍보할 수 있는 방법만을 고민하면 된다. 물론 커피던 베이커리던 맛을 기본으로 전제해야 가능한 것임은 자명하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들까지 빵과 커피의 동일한 맛을 무기로 유명 관광지에 속속 들어서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베이커리를 직접 만들지 않아도 매일 아침 배달해주는 유통 채널만 있으면 맛의 한계를 간단히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결국은 얼마나 멋진 뷰를 볼 수 있느냐? 얼마나 시설이 훌륭하고 예쁘냐에 승부수를 던지게 한다. SNS를 통해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손님을 유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멋진 뷰를 볼 수 있는데 거기서 마시는 커피 맛도 훌륭하고 함께 먹는 디저트 빵의 맛도 일품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힐링도 없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교외의 카페들은 대부분 이런 합리적 이유를 충족하고 있는 곳이다. 물론 SNS를 통한 뽀샵 및 과잉 표현으로 손님을 유혹하는 곳들도 있지만 그런 곳은 오히려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로 인해 현실 폭탄을 맞게 되면 오래 영업할 수가 없다는 철칙을 잊고 있기 때문이다. 반짝 속임수는 금방 탄로 날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휴대폰으로 바로바로 인증샷과 동영상을 올리는 시대에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집과 멋집이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들로 혼잡해지고 커피 한 잔 주문하는데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하는데 짜증이 나는 쪽으로 슬슬 변해가고 있다. 주말에 움직이면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인 카페들도 서울 근교에 즐비하다. 요즘은 주말과 주중을 가리지도 않는다. 주중에도 전국 카페를 점령하고 있는 세대들이 있다. 연인들이 아니고 아줌마 일행들 이란다. 교외에 있는 카페의 손님 구성에 빼놓을 수 없는 부류라는 것이다. SNS와 자동차가 만들어 낸 카페의 모습이다.


그래도 주말이 오면 봄꽃 만발했는데 꽃구경 겸 나들이를 나서기 위해 온라인을 폭풍 검색하게 된다. 어디 맛있는 집이 있는지, 볼만한 곳이 있는지, 거기에 가면 역시 커피가 맛있는 집이 있는지 등등 말이다. 그렇게 찾고 찾아가는 것이 소소한 기쁨이자 행복이기도 있다.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고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다. 맛과 멋을 아는 한국의 고유한 DNA가 카페 문화를 만들고 있다면 이 또한 좋은 현상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너무 과하지만 않다면 말이다. 


어떠신가요? 불금인데 주말 나들이 계획도 세우고 맛집, 멋집 찾아보시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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