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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23. 2022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진 화두

코로나19는 전 인류에게 공통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던졌다. 잘 사는 놈이든 못 사는 놈이든, 힘 있는 놈이든 힘없는 놈이든 상관없이 똑같은 룰이 적용되기는 인류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다. 물론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이 지구촌을 한 바퀴 돌 때도 있었지만 코로나19처럼 한꺼번에 일시적으로 전 인류가 문제 해결을 해야 하지는 않았다. 같은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상황은 똑같았으나 페스트가 창궐하던 14세기 중세시대와 현재의 코로나19의 차이는 교통수단으로 인해 갈렸다. 페스트가 해상교역로를 따라 천천히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면 코로나19는 발달된 교통수단과 교역을 통해 거의 동시에 전 인류에게 똑같이 들이닥쳤다. 페스트가 국지적 점진성을 가졌다면 코로나19는 세계적 동시성을 가진 것이다.


그래서 코로나19는 전 세계 국가들의 상황 대처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또한 국민 개개인들은 어떻게 예방조치들을 따르고 수행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 상황은 돈 많은 나라든, 공산주의 국가든, 개발도상국이든 상관없이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나게 만들었다. 


돈 많은 서구사회가 가장 잘 대응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여 백신을 만들고 백신을 확보하여 빠른 대처를 한 것 같지만 백신 접종을 시작하기까지 각 국가들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서구사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방역의 기본이라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던 유럽사회의 풍경은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 감염의 확산을 부채질했고 사망자 급증으로까지 이어졌다. 신자유주의가 팽배한 유럽 사회에서 귀차니즘의 개인화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고 감염자와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그때서야 마스크 착용 비율이 늘어났다. 나 혼자 조심하고 나 혼자 위생에 철저하게 했기 때문에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주의는 "나만 안 걸리면 돼"라는 이기심을 넘지 못했다. 나로 인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배려를 마스크 착용에 담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이기심을 집중 공략하여 코로나 확산 방향을 급격한 상승곡선으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어떤가? 적어도 코로나19 사태를 거쳐오면서 한국사회는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국민들의 참여 인식도 성숙된 사회였음을 보게 된다. 감염자의 엄격한 격리 및 소상공인의 일방적 피해 등 상당한 논란거리들도 잔존하지만 전체적 상황 대처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을 보여주었다. 완전 봉쇄를 하지 않고도 코로나19 감염자 숫자를 크게 늘리지 않았던  이런 능력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 숫자 및 치명률 등을 비교한 전 세계 데이터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 치명률은 0.13%다. 치명률 0.1% 정도인 나라는 호주, 뉴질랜드, 대만, 싱가포르 정도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 능력이 세계 선두그룹에 있었던 거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코로나19 전에는 사회 모든 제도 및 규범이 서양의 기준을 따라가는 거였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서양에 대한, 잘 사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작동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를 지나오면서 서양의 기준이 아닌 우리만의 기준도 세계적인 표준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안에서는 지지고 볶고 싸우고 있는 듯했지만 그 와중에도 국가적 위기를 대처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고 국민적 참여와 배려가 함께 위기를 버티는 시너지를 내고 있음을 자각한 것이다.


더 이상 서양에 쫄지 말자. 영어에 주눅 들지 말자. 이제는 우리가 하는 것을 서양이 보고 배우고 따라오고 있다. 남들이 잘하는 것은 배우고 익히고 우리가 잘하는 것 역시 과감히 자랑하고 이끌고 가야 한다. 이제는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의 콘텐츠 힘이 주목받을 때가 되었음을 코로나19 사태를 지나오면서 알게 된다. 국뽕이라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외국에서 인정해주고 관심 갖는 것은 자랑해도 된다. 자랑할 것은 자랑하며 살아야 어깨에 힘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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