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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24. 2022

예쁘고 멋있다는 것은 건강의 징표다

사람들은 왜 아름다운 미를 끊임없이 욕망할까? 남자 여자를 구분할 필요도 없다. 모든 인간은 아름다움을 갈망한다. 심지어 성형을 하여 외모를 바꾸고 다른 사람으로 변신을 하기도 한다. 다치거나 화상을 입어 원래 상태로 재건하는 성형외에도 노화 과정의 상징인 주름을 감추고 검버섯을 없애기도 하며 옷으로 가려 보이지도 않는 체형을 위해 지방흡입을 하기도 하고 미용을 위한 성형을 하기도 한다. 


지나칠 정도로 미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이유는 바로 관계성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 사회와 조직에서의 관계 때문에 '이왕이면 다홍치마'가 된다. 이왕이면 예뻐야 하고 이왕이면 멋져야 한다. 사회가 미와 멋을 요구하니 못생기면 루저가 되는 것 같아 어떻게든 미와 멋을 장착해야 하는 룰이 된다. 못생겼다고 생각되면 "왜 이렇게 못생기게 낳았어요?"라고 부모님을 탓하고 얼굴에 칼을 대는 이유가 된다. 그렇게라도 해야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만든 '미의 정형'이라는 틀 속에 매몰되어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와 멋을 좀 더 들여다보면 아름다움은 '생명의 원리'다. 아름다움은 추상적인 미학의 영역이 아니라 생명 그 자체인 것이다. 아름다움의 핵심은 균형과 리듬이고 이는 곧 대칭이다. 라마찬드란(Ramachandran)의 '예술의 10가지 보편원리' 속에도 대칭과 리듬과 반복과 균형이 포함되어 있다. 리듬이 깨지고 반복이 멈추는 것을 죽음이라고 한다. 바로 균형과 리듬과 대칭이 인간의 겉모습으로 투영되면 건강으로 읽히는 이유다.


건강하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무너지고 걷는 리듬조차 어설퍼진다. 일상적 반복행동조차 힘들어진다. 그런 모습을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움은 이렇게 건강한 모습을 원초적 감각과 눈으로 보는 행위의 표상이다. 시각 의존적으로 파생된 단어다. 

물론 자연과학의 세계에서도 '아름답다'는 표현이 적용된다.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물리학자 중 한 명이라는 폴 디랙(Paul Dirac)은 "자연의 근본적인 법칙들을 수학적 형식으로 표현하려는 사람들은 수학적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라고 했다. 수학적 전개에 의해 명확하고 엄밀한 법칙의 방정식이 도출되는 현상을 물리학에서는 '아름답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물리학의 세계에서는 아름다움이 진리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진리를 향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이 건축과 미술과 음악으로 와도 해석은 마찬가지다. 대칭과 패턴의 반복과 균형, 리듬의 적적한 조화가 있어야 아름다움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아랍의 예술가들이 대칭과 반복 패턴의 아름다움으로 알람브라 궁전을 지었고 바흐와 베토벤의 교향곡에 반복되는 리듬은 감정을 전하는 언어 양식으로까지 승화했다. 우주를 구성하고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 패턴을 읽어내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현세의 미의 추구는 외모 지상주의에 매몰되어가고 있다. 아름다움이 품고 있는 건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겉모습의 화려함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질되어 있다. 시각적 감각으로 육체(flesh)만 바라보는 시선의 저질화로 격하된 느낌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배고파 굶어 죽었다면 요즘은 날씬해지기 위해 굶어 죽는다"라고 까지 할 정도로 다이어트가 성행하고 얼굴 성형이 유행하고 있다. 모두가 사회에서 요구하는 '미의 규범'의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사람들의 외모가 비슷비슷해지고 있다.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이 누가 누군지 헷갈리거나 아예 구분을 못할 지경이다. 


"예뻐 보이고 싶은 것이 아니라 모욕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외모지상주의 속에서 강요되어 성형을 해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사회는 분명 정상적인 사회는 아니다. '외모도 경쟁력이다'라는 문구가 우위를 차지하는 한 SNS 상 프로필 사진 뽀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포장된 건강함이 아니라 운동으로 향상된 건강미를 뿜 뿜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으로 평가받고 인정받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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