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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Dec 01. 2022

세상 사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법

12월 첫날입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도 2,715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5,200만 명 정도이니 이미 절반 이상의 사람이 코로나 증상을 경험했다는 겁니다. 겉으로 드러난 숫자가 이렇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입했으나 무증상으로 지나간 사람도 상당수 있을 것이므로 이젠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8월, 백신 4차 접종까지 하고 개량 백신은 아직 미접종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 코로나19를 잘 피해 다니고 있긴 합니다. 사회성이 없어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있다는 증거일 수 도 있습니다. 모르죠 이미 바이러스가 다녀갔음에도 별 증상이 없어 모르고 있을 수 도 있습니다. 아마 스쳐 지나갔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뭐 저희 사무실에는 개량 백신까지 맞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한 사례가 있기도 해서 백신 추가 접종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두 번이나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도 여럿 있으니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합니다. 그나마 백신 접종을 하면 확진되더라도 조금 아프고 말 것이라고 위안을 삼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 반응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팩트이긴 합니다. 100% 만능키가 있을 수 없는 것이 자연 생태계의 본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 사회, 국가가 굴러가기 위한 방편으로 백신 접종을 권장합니다. 작은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다수의 생존을 보장하자는 기본 취지가 백신 접종의 정신입니다.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이 현격히 낮아지는 것은 증명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기준 국내 코로나 확진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수가 30,568명입니다. 확진자 수 대비 치명률이 0.11% 밖에 안됩니다. 방역을 잘 해왔고 백신 접종도 그동안 나름대로 잘한 결과임에는 분명합니다.

백신은 접종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항상 작은 희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함이 문제입니다. 접종을 권장하지만 강제력이 동원되면 안 되는 것임에도 묵언의 압력이 행해졌습니다. 매일매일 백신 접종률이 숫자로 공개되고 제시됩니다. 백신을 안 맞으면 안 될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식당마다 백신 접종 증명을 하는 QR코드를 찍게 하고 백신 접종을 안 하면 출입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폭력도 행해졌습니다. 확진자 추적을 빠르고 원활히 하기 위한 방편이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되었음에도 코로나 확산을 줄여야 한다는 명분이 더 컸기에 이의제기는 묻혀버렸습니다. 시민들이 일상생활은 해야 하니 불편은 감수하고서라도 QR코드를 만들고 찍고 하는 행위를 했습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신 접종을 하고 심하게 아팠거나 후유증을 겪은 사람들이 상당수 발생했습니다.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이 문제라고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회피했습니다. 어떻게든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임에도 외면했습니다.


사회와 국가의 성숙도를 재는 척도 중의 하나가 바로 작은 희생에 대한 대안이 있는지를 묻는 것입니다. 세계적 팬데믹 상황에 일일이 하나하나 언제 배려하고 고려할 시간이 어디에 있냐며 반문할 수 있습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확진자 숫자를 줄여야 하는데 희생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취할 조치는 최대치에 승부수를 거는 것이 맞습니다.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이 '팩트풀니스(FACTFULNESS)' 다급함의 본능에서 "두렵고 시간에 쫓기고 최악의 시나리오 생각이 날 때면 인간은 정말로 멍청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빨리 결정하고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쫓기다 보면 분석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듯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는 즉각적으로 행동하고 싶은 것이 본능으로 발휘됩니다. 하지만 숫자를 보되, 숫자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본능에 끌려가면 오류를 범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백신을 보는 시각도 마찬가지입니다. 과도한 일반화의 왜곡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비교하고 사실을 제대로 보기 위해 반드시 다시 한번 되물어야 합니다. 


"염염요여임전일(念念要如臨戰日) 심심상사과교시(心心常似過橋時) ; 생각마다 싸움터에 나아가는 것처럼 임하고 마음마다 늘 다리를 건널 때와 같이 해야 한다 [명심보감, 존심편]"라고 했습니다. 생각은 비장하되 마음은 조심스러워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을 사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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