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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Feb 27. 2023

젊을수록 운동을 더 많이 한다

2월 27일, 월요일 아침입니다.


월요일임에도 출근하는 직원들의 표정이나 목소리들이 밝습니다. 오늘내일 근무하면 수요일이 3.1절 국경일인 법정공휴일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직장인들의 루틴에서 이렇게 하루의 쉼은 엄청난 활력으로 작동합니다. 계속 쉬는 것이 아닌 잠시 쉬는 것이 주는 편안함은 심신을 여유롭게 하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출근하여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부팅하고 이메일을 체크하고 있는데 사무실 입구가 시끌벅적합니다. 여직원 한 명이 출근하면서 "푸하하하!"웃음소리와 함께 "저 어제 마라톤 하프코스를 2시간 2분 만에 뛰었습니다."를 외치며 들어옵니다.


큰소리칠만합니다. 조깅이나 마라톤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프코스 21km를 뛴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입니다. 동네 뜀박질 몇 번 정도 연습해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거리와 시간입니다. 출근해 있는 직원들의 축하와 박수를 받고 일대 무용담을 듣습니다.


직원들의 운동 습관도 사무실 분위기를 따라갑니다. 부서 인원이 40명 정도인데 마라톤 풀코스를 여러 번 뛴 직원이 2명이나 있습니다. 그리고 건강 달리기 삼아 조깅을 즐기는 여직원도 2명이 있는데 주말에 여직원 2명이 하프 마라톤에 참가하여 같이 완주를 한 것입니다.


건강을 챙기는 데에는 나이가 젊은 직원들일수록 더 적극적임을 보게 됩니다. 여기 사무실 남직원들 중 7명 정도는 피트니스센터를 다니며 근력운동을 하고 있고 다른 여러 직원들도 점심시간에 일찍 식사를 끝내고 40-50분씩 남산을 다녀온다거나 정동길을 돌아오는 코스로 걷는 운동을 합니다. 점심식사시간에 회사 식당에도 안 올라가고 집에서 준비해 온 닭가슴살을 꺼내 놓기도 합니다. 식단 관리까지 해가며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젊음이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 같은 꼰대들은 기껏해야 점심식사 약속이 없어 구내식당에서 빨리 식사하고 내려오면 30-40분 낮잠을 청하기 바쁜데 말입니다.

저는 기껏해야 피트니스센터 등록한 지 3개월째입니다. 나름 저녁약속이 없는 날에는 피트니스센터에 들러서 트레드밀 30분 뛰고 근력운동 40분 개인 PT 받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식단까지 조절해 가며 하지는 못합니다. 그냥 똥배 안 나오고 몸무게 늘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있습니다. 피트니스센터를 찾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20-30대층과 60대 이상 어르신 층입니다. 중간에 40-50대 연령대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개인적인 편견일 수 있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 젊어 보일 수 도 있는 착시현상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젊은 층과 노년층으로 구분할 정도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운동에 대한 관심과 목적이 뚜렷이 대별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젊은 층들은 건강한 몸을 만들어 이성들에게 멋지게 보이고 싶은 욕구가 작동할 겁니다. 옷을 입으면 핏이 살아있고 아름다운 몸매를 뽐내고 싶은 욕망이 한몫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피트니스센터에서 볼 수 있는 노년층들의 모습은 바로 병마와 싸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나 건강에 위험신호 경고를 받았던 사람들이 많습니다. 운동을 하고 샤워룸에서 벗은 몸은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 흔적을 몸에 새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해야 하는 필연이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몸소 체험하고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현장을 보고 있는 겁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2년 전인 2021년 겨울 갑상선암 판정을 받고 오른쪽 갑상선을 적출했습니다.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라는 소리를 듣습니다만 당사자에게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걷는 긴장감과 무력감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작년 9월부터 호르몬제 복용도 끊고 적응을 잘하고 있지만 체중이 조금씩 느는 갑상선저하증 증세가 있는듯하여 피트니스센터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갑상선암 판정을 받기 전에도 운동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으나 호르몬의 영향으로 체중이 늘어가는 것을 막기에는 운동량이 부족했다는 판단이 섰고 그래서 운동량을 강제적으로라도 늘리고자 피트니스센터를 찾았던 것입니다.  체중이 느는 거야 용서할 수 있지만 똥배만 나오는 것은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제가 운동량을 늘리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체중은 정확히 70.0Kg입니다. 피트니스센터가 열흘간 내부수리 하느라 못 갔더니 바로 체중의 앞자리를 바꾸어 놓습니다. 체중이 늘어난 핑계를 책임회피하듯 가져다 붙여 봅니다.


운동량과 체중은 반비례합니다. 바로바로 숫자로 확인시켜 줍니다. 게을리하지 않아야 겨우 유지할 수 있습니다. 비탈길에 세워둔 자동차와 같습니다. 체중을 눈에 띄게 줄이지는 못할지라도 유지라도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먹는 것을 줄여야 가능한 일입니다. 건강은 늘 체크하고 늘 관리를 해야 유지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신체예산 관리를 잘해야 세상이 살만하게 보입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도 몸의 건강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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