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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23. 2023

희망은 옆에 있는 사람이 만들어준다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할 때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를 떠올립니다. 회자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헬런 캘러(Helen Keller)가 있습니다. 뇌척수막염으로 인해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장애를 갖고서도 이를 극복하고 "장애는 불편하다. 그러나 불행하지는 않다"라며 장애 때문에 고통받고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삶을 살았습니다.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났지만 현재 호주에서 목사이자 동기부여 연설가로 유명한 닉 부이치치(Nick Vujicic)도 있습니다. 예전에 닉 부이치치의 동영상을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닉 부이치치 동영상 url : https://www.youtube.com/watch?v=ZwCIsqHz6Aw


멀리서 찾을 것도 없습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패럴림픽 장애인 올림픽에서 무수히 많은 영웅들을 만나게 됩니다. 감히 그들의 땀과 눈물을 메달 하나로 위안을 줄 수는 없겠지만 그 험난했을 시간들에 대한 증표로 작동되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가깝게는 어제저녁 tvN에서 하는 '유 퀴즈 온 더블록'에 출연한 이지선 씨도 있습니다. 23년 전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화재로 전신 화상을 입었음에도 이를 극복해 낸 장애 극복의 아이콘입니다. 힘겨웠던 극복 과정을 '사랑해 지선아'라는 책으로 엮어 만인의 눈물을 흘리게 했던 주인공입니다. 지난해 말에도 에세이집 '꽤 괜찮은 해피엔딩'이라는 책을 내고 올해 3월부터는 한동대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에서 모교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교 교수로 자리를 옮긴 터라 많은 언론으로부터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장애를 극복한 이들의 피눈물 나는 사연은 감히 언급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당사자가 아니면 상상도 못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당당한 모습이 더욱 빛나는 이유입니다.

저는 어제 이지선 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그 험난했을 시간을 잘 버텨내고 이겨낸 한 개인의 성공담으로 보기보다는 지금의 이지선 씨를 있게 한 주변인들의 모습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바로 어머니와 가까운 친구들입니다. 헬런 캘러 옆을 지키신 설리반 선생님의 모습이 오버랩되었습니다. 오랜 치료과정에도 가족들은 이지선 씨 앞에서 한 번도 눈물을 보인적이 없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온몸이 붕대로 감기고 눈과 코와 입만 열려있는 이지선 씨에게 밥을 떠먹여 주면서 "지선이의 살과 피부가 되어달라"라고 하셨답니다. 보는 타인도 눈물이 나는데 어머니는 어떤 심정이셨을까요? 이지선 씨의 스토리에 더해 어머니의 절절한 마음과 기도하는 심정이 더 애달게 다가왔습니다. 또한 혹시라도 누워있는 친구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고 평소 웃고 떠들던 모습 그대로 병실로 놀러 와준 친구들도 현재의 이지선 씨를 만든 일등공신입니다. 병실에 놀러 와준 친구들이 병실 밖에서 "지선이 보고 절대 울지 말라"라고 서로 당부하는 소리를 듣었다는 대목에서는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훌륭한 부모님과 멋진 친구들이 있었기에 화상으로 일그러진 전신이 흉하지 않고 사람들의 심장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습니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이지선 씨의 외모를 보고 이상하다 못생겼다 외계인 같다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또 다른 존재 한 명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했습니다. 어머니의 힘이고 친구들의 수다 덕분입니다.


세상의 멋진 모습에는 본인의 노력이 제1 조건이지만 반드시 주변에 멋진 사람이 함께 하고 있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현재 내 모습이 멋지고 아름답다면 주변을 둘러보세요. 반드시 나를 빛나게 하고 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을 겁니다.


내 주변을 둘러봅니다. 나의 현재를 있게 한 많은 친구들, 회사 그리고 식구들. 모두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이렇게 옆에 있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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