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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23. 2020

힘들지 않다고, 어렵지 않다고, 최면을 걸어 봅니다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장 실감 나게 와 닿는 시간이 아침시간입니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며 마주하는 햇살과 함께 눈에 들어오는 나무들의 초록색이며 코끝으로 스며드는 상큼하리만치 맑은 공기의 냄새를 맡으면 이것이 살아있음으로 인하여 가능한 것임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러면 사는 것이 얼마나 절절한 것인지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스쳐가는 바람 한 점이 얼마나 소중해지는지요. 보도블록 틈새로 고개를 내민 잡초의 흰색 꽃이 얼마나 귀여운지요. 초록빛을 더해가는 가로수의 그늘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요. 걸어오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얼마나 멋스럽게 보이는지요. 그중에서도 같이 공감하는 사람이 있음이, 현재 이 시간 함께 있음이 '최고의 善'이었음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지금 이 시간,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이 아침에 있습니다. 우주의 에너지를 모아 언어와 글로 생각이라는 현상을 전하고 우주의 현상을 들여다보며 타 존재와의 공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아침 길을 걸으며 발밑에 작은 풀 하나, 개미 하나 밟히지 않았기를 되돌아봅니다.

이 시간 뒤에는 다시 일상의 분주함과 소란함 속으로 함몰될 것이 뻔히 예측됩니다. 그 '정신없는 일상'이 본질일지 모릅니다. 그 정신없음 속에서 삶의 에너지가 공유되기 때문입니다. 유아독존으로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시대에 노출되어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이 자연이 주는 교훈이자 힘이기도 합니다. 엔트로피가 증대되는 쪽으로 갑니다. 공진화입니다. 더불어 살아야 하고 같이 생존하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쁘고 정신없고 스트레스받는 일조차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내야 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일지라도 드러내 놓으면 현상이 보이고 뚫고 지나갈 길도 보이게 됩니다. 오늘도 하나씩 해결하고 풀어나갈 일들에 순서를 매겨봅니다. 그 분주함 속으로 뛰어들어갈 시간입니다. 뒷걸음치지 않고 과감히 앞으로 뛰어들어 갑니다. 저 혼자 불나방처럼 뛰는 것은 아니겠죠 같이 가면 혼자 가는 것보다 힘은 두배가 덜 들고 효과는 두배가 더 날 텐데 어떠신지요. 같이 뛰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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