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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10. 2023

쉰다는 것은 시계를 보지 않는 일이다

주말은 편히 쉬셨나요? 지난 일주일의 피로는 푸셨을까요? 주말을 잘 보내고 맞이한 오늘 아침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상큼하신가요? 지인들의 자녀 결혼식장에 다녀오느라 하루를 허비했다고요?


우리는 어떤 행위를 쉰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던 일을 멈추고 몸을 편안한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쉰다는 정의입니다. 주말에 쉰다고 함은 월요일부터 시작되어 금요일 저녁까지 벌어지는 수많은 업무를 내려놓고 해방과 자유를 만끽하는 일일 겁니다.


그런데 이 쉰다는 행위가 사람마다 모두 다릅니다. 어떤 이는 주말 내내 집에서 늦은 잠도 자고 뒹굴뒹굴하는 것 자체를 쉰다고 그러고, 어떤 사람은 평일에 시간이 없어 못하던 취미활동으로 야외로 운동을 가거나 캠핑을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하면서 보내는 것을 쉰다고 합니다.


어떤 유형이신가요? 주말에 몸을 마구 움직여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신가요? 아니면 조용히 정적으로 집안에서 지내시며 충전하는 스타일이신가요?


어떤 방법이 되었든 쉰다는 행위는 평상시 주중의 루틴을 벗어난 행동이라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겁니다. 각자의 스타일 데로 쉬고 출근한 오늘 아침의 상태가 기운 충만한 상태로 리셋되어 있다면 그것으로 주말을 잘 쉬신 것이 틀림없습니다.


쉰다는 것은 그런 것입니다. 새로운 상태, 처음 상태로 되돌려 활력을 찾는 일, 그래서 기쁜 마음,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을 맞는 일입니다.

사실 쉰다는 것은 시계를 보지 않는 일입니다. 아니 시계를 보지 않아도 되는 시간입니다.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납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해가 지면 밤이고 배가 고프면 끼니때입니다. 숫자와 바늘의 시계가 아니고 자연의 시계에 따르면 됩니다. 자연에서 온 존재이기에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것이 가장 편안한 것입니다. 그것을 쉰다고 합니다.


결국 쉰다는 행위는 인위적인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사회적 동물로서의 임무를 잠시 접어두는 것입니다. 결코 벗어날 수 없고 결국 돌아가겠지만 잠시 떠나 잊고 있는 상태입니다. 원래 상태로 돌아가서 원래 상태를 더 잘 되게 만들기 위한 충전의 시간을 쉰다고 합니다.


쉴 때는 자신의 본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것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잊을 수 있고 잠시 떠날 수 있습니다. 잔상으로라도 남아 있으면 제대로 쉴 수 없습니다. 깨끗하게 리셋되어 다시 볼 수 있게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쉰다는 것은 반드시 돌아올 것을 전제로 하는 행위입니다. 돌아오지 않고 계속 쉬면 더 이상 쉬는 게 아닌 게 됩니다. 퇴직자들이 은퇴하고 몇 달 쉬고 멘붕에 빠지는 이유입니다. 사람은 살면서 '평생 현역'일 수밖에 없습니다. 30년을 넘게 일했는데 그만 쉬어도 되지 않겠냐는 자기 위로는 3개월을 못 넘길 가능성이 100%입니다.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고 평소에 웃는 자가 이기는 것이 삶입니다. 평소에 웃기 위해서는 평소에 잘 쉬어야 합니다. 일상의 리듬을 조율하는 행위 중에 쉼은 바로 잠깐의 휴식이자 일의 지속성을 가져오는 충전재입니다.


잘 쉰 지난 주말을 원기소 삼아 이번 한 주도 힘차게 출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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