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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23. 2020

설맞이-오면 귀찮고 가면 아쉬운

설입니다. 한민족 최대의 명절입니다. 한반도에 자리 잡고 삶의 터전을 일궈온 공동체가 공통의 동질감으로 유대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전형적인 제천 의식 중 하나입니다. 가족에서 마을로, 그리고 국가로 확대되어오는 동안, 공동체의 단합은 삶을 결정짓고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되어옵니다. 그 일환이 바로 명절을 통한 우애의 확인입니다. 삶이 다변화되고 사회가 분화됨에 따라 활동범위가 마을 공동체를 벗어나서도 전개됩니다. 확인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멀리 떠나 있던 사람이 고향을 찾게 됩니다. 

회귀입니다. 원래 있던 곳, 나고 자라고 삶의 근간을 형성시켜 평생의 방향을 정하게 한 곳을 찾아갑니다. 그곳에는 가까운 형제와 친척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어려서 보아온 산천과 얼어붙은 도랑의 얼음조각까지도 되살아나는 기억으로 다가옵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기쁨입니다. 이 행복과 기쁨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기쁜 사람은 더욱 기쁘고 행복한 사람은 더욱 행복합니다.


그렇다고 설령 그런 행운 중 한 가지를 가지지 못했다고 비관할 필요도 없습니다. 설을 함께 할 가족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 기쁨과 행복은 배가시킬 수 있습니다. 아니 이미 이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무엇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든 시작은 나로부터 입니다. 이기적인 것 같지만 천체 만물의 기본적인 진리입니다. 나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더해집니다. 가족이 더해지고 친구가 더해지고 넓게는 마을이, 더 넓게는 국가가 추가됩니다.


나흘간의 기간 동안 많은 것을 확인하고 재충전하면 됩니다. 삶의 동력으로 고향이 필요하면 추억의 책장들을 다시 들춰내어 그 안에 쓰여있는 사연들을 떠올리고 확인하면 됩니다. 그렇게 시간 속에 갇혀있는 기억들을, 설이라는 명절의 촉매를 활용하여 바람 쏘임을 하면 그만입니다.


흩어져 있던 것들이 모이는 날이 명절입니다. 사랑을 모으고 애정을 모으고 손을 모읍니다. 모으면 다소 부족했던 것도 채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명절은 따뜻함이 함께 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고향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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