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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쪼 Mar 30. 2018

3월 30일의 운동 일기

어제는 오전 단체 PT에 다녀왔다(저녁 PT는 푸쉬업으로 혼꾸녕 난 이후 얼씬도 안 함). 케틀벨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데드리프트, 스윙 등을 했는데 와우, 수업 수준도 딱 나한테 맞고 운동 자체도 너무 마음에 들어. 나는 허벅지와 엉덩이, 허리가 욱씬거리는 느낌을 좋아하는데(조만간 라인이 예뻐질 것이라는 징조이므로) 요가보다 쉽고 편하게 더 격한 욱씬거림을 얻었다는 희열에 집에 오자마자 6킬로짜리 케틀벨을 샀다.



그리고 오늘,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운동에 갔다. 자, 어서! 어서 케틀벨을 들라고 해! 난 그걸 하러 여기에 왔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트레이너를 바라봤지만 그는 나를 외면하며 맨손체조를 몇 가지 시켰다. 그리고 드디어!! “자, 케틀벨 들고 좁게, 중간, 넓게 세 단계 스쿼트 하십니다” 하더니 스쿼트를 150개 시켰다.



어제 수업 전에 나보고 운동 해봤냐고, 스쿼트나 런지 할 줄 아느냐고 물어서 한 번 고개를 끄덕였는데 그의 “스쿼트 할 줄 아세요?”라는 질문은 스쿼트를 150개 할 줄 아느냐는 뜻이었나 보다. 오후반의 그는 진정성이 부족했고, 오전반의 그는 행간을 읽어가며 대화해야 하는 스타일이었다. 내가 운동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몸뚱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운동은 상당히 고차원적인 일이었다.



집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걷기가 너무 힘들어서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멸추김밥 먹었다. 아침 PT반도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아마 다음 주쯤에는 마지막 일기가 올라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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