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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혜원 May 20. 2020

혜성에게 전하는 무한한 사랑

그 사랑이 너에게 닿길 바라며

혜성아, 난 요즘 들어 깨닫곤 해. 네가 처음 우리 집 문턱ᄋ 넘어 들어왔을 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종종 이런 게 궁금했어. 네 눈동자에 비치는 것ᆯ은 어떤 향기를 내고 있을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난 너에게 어떤 존재로 여겨질지, 혹시 내가 너의 마음을 몰라 서운하게 한 적이 있진 않을까, 하고. 성아, 네가 맞이한 봄은 너에게 어떤 여운을 안겨줬어? 문득 너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는 기대르 하게 돼. 네가 내 삶에 들어온 이후로는 내 새벽이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거든. 적당하게 고요할 수 있는 이 시간이 ᅡ꾸 기다려지곤 했거든. 그런 감정이 드는 순간이 생소하지만 꼭 그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네. 너와 ᅡ는 더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그 사이에는 서로가 모르는 것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잖아. 난 그런 너를 이해하, 너도 그런 나를 이해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충족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지. 너와 더 많은 계절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척 근사하면서도 그만큼 걱정이 순식간에 몰려오곤 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인 걸까? 난 네가 내는 짧고 긴 울음소리의 간격과 두 눈망울의 의미를 유추하기엔 한계가 있을 테니까. 그래도 너를 향한 마음만큼은 언제나 무한해. 네 덕에 허한 내 세상을 평생 바라보고 싶을 정도의 용기가 생겼고 그런 널 볼 때마다 너와 같이 낭만을 함께 쥐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 들어. 너와 보낼 계절에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가 무척 궁금해. 혜성아, 혜성아. 우리에겐 뙤약볕의 햇살을 내리쬘 수 있는 여름이 기다리고 있고, 네가 좋아하는 어느 오후의 비 내리는 날도 우릴 반겨주고 있어. 지금도 넌 경사진 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었지. 그저 너의 새벽이 편안하기만 바랄 뿐이야. 그 누구도 침범하기 어려울 만큼. 잘 자. 오늘도 온 마음을 담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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