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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요나 Oct 09. 2018

가을타는 영화들

박요나 권장 가을영화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1994.


가을의 전설은 짐 해리슨(Jim Harrison)의 소설을 원작으로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이 영화화한 작품으로 1880년대 말부터 196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러들로 일가와 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한 여인의 이야기를 서사시적 영상에 담은 대작이다.

영화는 울창한 숲이 우거진 미국 몬태나 주를 배경으로 제1차 세계 대전 전후를 살아나가는 대령과 삼형제 집안의

번영과 몰락을 그리고 있다.
세아들을 둔 대령 러드로(앤서니 홉킨스)는 퇴역 후 인디언들과 함께 거대한 농장지대에 살고 있었다. 첫째인 알프레드는 성실하고 부지런한 모범생이었고, 둘째인 트리스탄은 강하고 정열적인 성격과 남성적인 매력을 가졌으며 막내 새뮤얼은 밝은 청년이었다. 소년들은 자연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밝고  건강하게 성장했다. 특히 둘째 트리스탄은 아버지를 따라 사냥을 나서며 점차 자기 안에 있던 야수성을 발견한다. 그리고 곰의 습격에도 살아남아 인디안들에게 내려오는 "곰과 피를 나누면 평생 방랑을 하게 된다"는 저주를 받게된다.
불행하게도 알프레드와 트리스탄은 막내 새무얼의 약혼자 수잔나에게 반해버린다. 그리고 그 새무얼이 전쟁에서 전사하자, 트리스탄은 말 못할 죄책감에 집을 떠나 이곳저곳을 방랑하고 다닌다.


브래드 피트(Brad Pitt), 앤터니 홉킨스(Anthony Hopkins), 에이던 퀸(Aidan Quinn), 줄리아 오몬드(Julia Ormond) 등 명배우들의 연기력도 훌륭했으며, 둘째 아들역을 맡은 브래드 피트가 곰과 싸우며 죽어가던 마지막 장면의 처절한 감동이 두고두고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제임스 아너(James Horner)의 아름다운 O.S.T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만추(Late Autumn) 2010.

김태용 감독. 현빈. 탕웨이 주연.


남편을 살인한 죄로 장기 복역중에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가석방이 된 여자. 3일 뒤에는 감옥으로 돌아가야 하는 애나와 건달들에게 쫓겨 숨어다니는 남자 훈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을 그려낸 ‘만추’는 안개와 비의 도시 시애틀에서 100% 로케이션 촬영한 작품으로, 아름답고 감성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늘 안개가 짙게 깔려있는 시애틀에서 애나와 훈은 무언극을 하는 사람들처럼 눈빛만으로 사랑을 한다. 놓을 수 없는 사람이기에 한발자국  더 멀어지려 하는 두 사람이 함께 거니는 시애틀의 좁은 골목길과 레스토랑, 텅 빈 놀이공원의 풍경은 그들이 왜 그토록 외로워하면서도 혼자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감옥에서 츨소한 애나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훈과 함께 갔었던 레스토랑이었다. 그녀는 다시 그를 만날수 있을까.나중에 아주 나중에라도 두 사람은 만날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yes이다. 훈은 그녀를 잊은 것이 아니라, 아직도 그녀에게 오고있는 중이었을 테니까.
영화의 원작은 고 이만희(李晩熙)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작품이다. 1966년대양영화사(大洋映畫社)가 제작한 작품으로, 순수한 영상미학(映像美學)으로 절박한 남녀의 애정을 묘사한 명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을날의 동화(秋天的童話: An Autumn's Tale) 1987.

 장완정 감독 주윤발, 종초홍 주연



우리에게 1987년은  도시 곳곳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시위와, 밀려들어오는 외국문물과 홍콩 느와르로 기억되는 시절이었다. 그때 홍콩영화는 시적인 대사와 세련된 카메라웍과 감상적인 내용으로 국내 영화는 물론이고 할리웃 영화가 상대가 안될만큼 견고한 그들만의 색깔이 있었다.

홍콩 느와르는 질퍽거리는 피의 향연만은 아니었다. 홍콩 영화에 빠져있던 많은 청년들은 갓 간져낸 듯 싱싱하고 살아있는 대사들을 매일같이 외우고 스크랩을 했다.


“당신은 꿈이 있나요?”

“내가 가장 바라는 건 대서양을 마주하고 있는 저기에 식당을 차리는 거야. 매일 밤 일을 끝내고 의자를 가져와 문 앞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고 싶어.”


떠났던 여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 남자의 식당으로 혼자 찾아왔다. 남자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여자를 맞이한다. “두 분이신가요?”
‘만추’의 마지막 장면이 이처럼 행복하게 끝나기를 바랐던 영화 ‘가을날의 동화’는 30년이 지나도 전혀 바래지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의 하모니가 출중한 명작이다. ‘첨밀밀’과 함께 홍콩 멜로 영화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가을날의 동화’는 직전까지 ‘영웅본색’으로 성공의 정점을 찍었던 주윤발이 투박하고 촌스러운 바다사나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준 대표작품이다.


가을은 뜨거운 바다와 폭염과 짙푸른 녹음들과 이별하는 계절이지만 일 년 동안 애써 일구어낸 터전을 거두어들이는 수확의 계절이기도하다. 지나간 겨울과 봄과 여름이 나에게는 어떠한 시간이었는지 내가 일궈낸 것은 무엇인지 한번쯤 돌아보고 싶을때 함께 하고싶은 영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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