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자서전』
"마르기, 노래를 불러.'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말했다. 아버지는 다름 남자들이 모두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머니에게 노래를 부르라고 허락했다. 이유도 없이 나는 화가 났다. 나는 어머니를 보호하려는 듯 잔뜩 화가 나서 어머니에게로 왈칵 달려가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손가락으로 어깨를 눌러 나를 자리에 앉혔다. 어머니는 온통 비와 번갯불에 에워싸인 듯 얼굴이 반짝여서 누구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머리를 뒤로 젖혔다. 길고 까마귀처럼 검은 머리가 갑자기 풀어져 어깨너머로 엉덩이까지 치렁치렁 늘어지던 장면을 나는 기억한다. 어머니는 노래를 시작했다...... 깊고, 감미롭고, 정열이 가득해서 목이 멘 기막힌 소리였다."
『영혼의 자서전』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