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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나페홀로 Nov 02. 2023

홍대 두리반 이제야 가본다.

서울 합정,서교 지역에서만 10년을 넘게 살면서
후회할 때가 있다면
이런 맛집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왜 몰랐지??하는 것이다.

홍대 두리반.
예전 홍대 지역 상가재개발로 사라질 뻔 하다가
지난한 투쟁으로 살아난 스토리는 대략 알고 있었다.
그래서 홍대 두리반이 어디 있는지는
오가는 길에 익히 알고 있었으나
무슨 연유인지 한번을 못가다가
2023년 11월이 다되어 첫발걸음을 딛었다.

만두전골.
원래는 칼국수를 먹으러 갔으나
충동적으로 아내와 2인분 전골을 시켰다.


정말 정갈하다.
근데 맛있다.
이게 정말 매력적인 것이
음식이 자극적이어서 맛있기는 어렵지 않다.
아내와 자주가는 순두부찌개집이 엄청 자극적이어서 맛있는 집인데
먹고나면 속이 늘 안좋다.

그런데 두리반의 전골은
매우 정갈하고 깔끔한 국물인데
묘한 맛이 깊게 배어난다.
계속 숟가락이 간다.
만두는 사진처럼 피가 두꺼운 ...
아니 다 필요없고
밑반찬까지 정갈하고 맛있다.

결국 맛있게 먹고나서
이틀만에
다시 왔다.
이번에는 보쌈정식과 매운칼국수, 만두1/2
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정갈한데 맛있는 그 정체성이 그대로 유지된다.

유일한 단점은
양이 적게 느껴질수 있다.
그러나 양이 많지 않은 나에게는 정말 좋다.
다 먹고 나면 배부르기에
과하게 먹게 되지 않고
무엇보다
두리반 음식에는 뒤끝이 없다.
속이 편하다.
심지어 공깃밥이 이렇게 맛있다니 ㅜ ㅜ
쌀에도 정성이 들어갔는지
밥알이 혀를 즐겁게 하는 맛이다.
입속을 밥알이 맹글맹글 만져주는 그 느낌 좋다.



마지막 사진처럼
밑반찬 모두가 맛있고
딱 먹을만치만 주시기에
깨끗하게
잔반 남기지 않고
다 먹을수 있다.
환경에 죄짓지 않는 기분 또한 좋다.

조만간 아이들 다 데리고
가족외식을 제대로 여기서
할 생각이다.

왜 이런 맛집을 이제야 왔을까.

30대를 좀 더 행복하게 보낼수 있었을텐데

40대에 접어들어
삶에 지쳐가는 우리 부부에게
너무나 소중한
밥집 하나가 생겼다는것은
인생의 동무가 생겼다는 것과 같다.
감사하다. 이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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