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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진 Mar 22. 2022

바다

쉼,

바다 위 표류됐다. 파도가 흐르고 나도 흐른다. 시간은 생명을 착취하고. 시간은 파도가 되었고. 파도는 희망이 되었다. 파도가 인도하는 길만이 끝이 있을 것 같았다. 흐른다.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긴다. 내 생명은 흐르고. 넘어가고. 심해 깊이 스며든다. 또 잠기고. 나는 뒤섞인다. 끝에 다다르기 전에는 힘없는 노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삐쩍 마른 피부가죽이 희망을 상실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희망이라는 미련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썩어가고 싶다. 두려움이 가득한 바다. 인생은 바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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