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화장

쉼,

by 정우진

비로소 내가 태어난다면, 비로소 네가 타들어 가겠지. 그 사이로 나의 탄생은 서서히 밝아지겠지. 그 빛을 뒤로하고 너의 세상은 무한히 어두워지겠지. 나는 너의 신체를 태우고, 너는 나를 빛내겠지. 태우고 태우다 너의 기억이 캄캄해질 찰나에 너는 미소도 남기지 못하겠지. 이윽고 내가 모든 것을 태운 후에는 나도 꺼져가겠지. 그사이 새로운 빛이 피어나겠지. 나도 너와 같이 태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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