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무엇 하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도시에 질문 하나를 던진다. 세상은 왜 그럴까. 그렇게 탓해볼까. 매일을 기어갔고, 바닥을 지나, 구멍에 들어간 삶. 깊고 깊은 침묵에 숨어 사는 인생. 나는 그래야만 살아있었다. 다들 내가 죽길 바라지만, 나의 침묵을 죽음으로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저 고요한 세상의 그림자에 머물 것이니, 이어가고 싶다. 이 비좁은 침묵 속에서도. 나는 살아가니깐, 나는 버티는 거다. 이 삶이라도. 괜찮은 거다.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