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그날은 하루 종일 죽음의 종소리가 울렸다. 유난히 조여 오는 귓구멍 사이를 뚫고 들려오는 유별난 종소리가 아직 귀에 맴돈다. 당신이란 이명이 남긴 죽어가는 작은 목소리가 내 귀에 닿은 거겠지. 아직도 잊지 못하는 목소리 하며, 떨리는 성대가. 눈가 축축해지며 흘리는 눈물의 끝을 보지 못할 정도로 당신의 두 눈만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흘리고 흐르고 떠나간 자리가 티 나게 축축해 당신의 눈물이 그곳에 떨어졌는지 알게 되었고. 그 자리는 하나의 바다가 되었다. 밀려오는 파도에 나는 강하게 내쳐지겠지. 그렇게 나는 천천히 당신이라는 바다와 멀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