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化生

by 정우진

꽃을 보고 너무 예쁘다고 미소 짓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갔다. 분명 예쁘기는 하다. 예쁘기는 한데, 딱 그 정도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는 걸까? 꽃에는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다. 꽃은 다종다양하며, 그 많은 꽃들은 각각의 꽃말이 존재한다. 또한 탄생화와 같이 사람의 태어난 달과 날을 상징하기도 한다. 신기하다. 꽃은 그 하나의 종에 수많은 분류가 가능하며 많은 뜻을 가진다. 누군가는 가장 좋아하는 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미움받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겐 특별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사람 같다. 나는 꽃이 사람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람을 꽃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순간을 꽃에 포장하기도 하고, 추모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꽃은 아름답다. 그렇기에 꺾인다. 그리고 끝내 죽어간다. 죽어서 아름다움이 다한 꽃은 버려진다. 이 모습도 마치 인간 같았다. 무언가 서글펐다. 누가 누구를 동정하는 꼴이 된 것인지. 나는 그를 동정하는 모습을 모순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죽어가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꽃을 꺾어간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인간이 꽃을 꺾는다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아름다운 시절을 담고자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처럼. 많은 어른들이 꽃의 아름다움도 오래도록 사진으로 담아두고 기억한다. 자신에게는 이미 지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며, 프로필 사진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꽃을 걸어둔다.


특별한 날 받은 꽃을 오래도록 보관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 꽃을 보니 그날이 떠올랐다. 특별한 순간이 오래도록 보관된 기분이 들었다. 꽃은 하나의 추억을 담으며 시든다. 우리도 그렇다. 하지만 꽃은 지고 나서야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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