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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진 Jun 12. 2022

化生

  꽃을 보고 너무 예쁘다고 미소 짓는 사람들이 이해가  갔다. 분명 예쁘기는 하다. 예쁘기는 한데,   정도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숨겨진 아름다움이 있는 걸까? 꽃에는 나만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았다. 꽃은 다종다양하며,  많은 꽃들은 각각의 꽃말이 존재한다. 또한 탄생화와 같이 사람의 태어난 달과 날을 상징하기도 한다. 신기하다. 꽃은  하나의 종에 수많은 분류가 가능하며 많은 뜻을 가진다. 누군가는 가장 좋아하는 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미움받을 수도 있으며, 누군가에겐 특별한 존재가  수도 있다. 사람 같다. 나는 꽃이 사람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람을 꽃에 비유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순간을 꽃에 포장하기도 하고, 추모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꽃은 아름답다. 그렇기에 꺾인다. 그리고 끝내 죽어간다. 죽어서 아름다움이 다한 꽃은 버려진다. 이 모습도 마치 인간 같았다. 무언가 서글펐다. 누가 누구를 동정하는 꼴이 된 것인지. 나는 그를 동정하는 모습을 모순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죽어가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꽃을 꺾어간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지 않을까. 인간이 꽃을 꺾는다는 건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아름다운 시절을 담고자 사진을 찍었고, 그 사진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처럼. 많은 어른들이 꽃의 아름다움도 오래도록 사진으로 담아두고 기억한다. 자신에게는 이미 지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며, 프로필 사진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의 꽃을 걸어둔다.


  특별한 날 받은 꽃을 오래도록 보관한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 꽃을 보니 그날이 떠올랐다. 특별한 순간이 오래도록 보관된 기분이 들었다. 꽃은 하나의 추억을 담으며 시든다. 우리도 그렇다. 하지만 꽃은 지고 나서야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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