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긴 밤, 발을 구르다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감기에 걸렸다. 차가운 공기가 내 발목을 붙잡은 탓인지 체온은 내려만 갔었다. 간밤에 겨울이 왔다면 조금은 나았을까. 예상 밖의 추위를 이겨낼 힘은 나에게 없었으니. 이기지 못하고 감기에 걸리고 만 것이다. 소매를 내려 얼린 손을 녹인다. 그날의 열기를 바라보던 사람들을 바라보던 나를 떠올리고. 찬바람을 못 막던 내가 미웠기에 모질게 뺏어간 너의 체온이 나를 녹였다. 두 눈에 불을 담은 사람들을 보며, 차츰 불이 사그라질 때까지 들린 긴 밤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