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실 안에 작은 책상 하나. 작은 책상 위에 작은 시험지 하나. 작은 시험지 속 작은 동그라미 하나. 작은 동그라미 하나가 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작은 교실을 떠난 지금, 나는 끊임없이 동그라미의 요구를 응해야 한다.
나도 안다. 편한 길이 오답이라는 것을. 힘들고 고된 길이 결국엔 정답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안다. 하지만 결과가 그렇다고 모든 게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인생은 끝없는 오르막길의 연속이 될 것만 같다. 오늘은 편한 길이 오답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부정하고 싶다.
진짜. 정말로 너무나 간절하다. 견디지 못하고 도망간다고 해도 결국 오늘마저 버텨낸다면. 결국은 나로부터 나를 버리는 선택이 될 것만 같다. 오늘은 나를 지키고 싶다. 편한 길이 오답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