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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우진 Dec 02. 2022

터널

   알아봐 주고 이해해주는 사람들만 주변에 두고 싶었다. 내가 사람과 멀어지는 이유는 단지 그뿐이다. 버텨내고 이겨내야 하는 관계의 끝이 아름다울 것이라고. 그런 애달픈 말은 믿고 싶지 않았다. 꿈을 좇는 순간에는 가까이를 보지 못한다. 항상 멀리만 바라보아야 했고, 먼 곳을 볼 때면 주변은 어둡기만 했다. 그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사람, 나는 당신의 손을 놓는다. 그리고 더 먼 곳을 바라보려 애쓴다. 그럴수록 당신은 빨려 들어갈 듯 새카만 어둠 속에 갇히고 말았다. 내가 만들어낸 큰 구멍에 어느새 깊이 빠진다면. 나는 이길 수 없는 좌절을 맛보겠지. 내 곁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눈치챈 순간, 나는 더욱 먼 곳을 바라만 볼 테니깐. 그저 가벼이 던진 돌멩이 하나처럼, 당신의 손을 또 놓치고 말 것이다. 꿈은 끝없이 바라보아도, 그저 밝기만 하다. 눈을 떼지 못하고 달려간다. 그저 찬바람 쐬며 뛰지 않고 걸었던. 내가 떠난 그 거리가, 이제는 어둡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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