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또래보다 몸이 왜소했던 나를 위해 할머니는 한약을 달여오시곤 했다. 나는 한약이 맛있었다.
한약이 맛있었던 이유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 째는 향이 좋았다. 한약 특유의 향이라고 할까. 그게 좋았다. 두 번 째는 비싸서.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더 맛있는 줄 알았다. 세 번 째는 달았다. 한약 맛자체는 썼다. 그러나 어린 내가 그 쓴 한약을 꿀떡꿀떡 잘도 삼키는 모습을 보곤 할머니는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칭찬이 달았다.
최근 한약을 다시 먹고 있다. 어릴 적 기억 때문인지, 여전히 한약을 잘 마시지만. 이제는 한약이 예전처럼 맛있진 않다. 이제야 알았다. 칭찬은 그 쓴 한약도 달게 만든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