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의 쌍문동 골목길은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을 지낸 수유리의 골목길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골목길 한 귀퉁이에 놓여있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 떠는 장소인 평상과 대문 옆 담벼락에 붙어있던 시멘트로 만든 쓰레기통과 그 옆에 쌓여있던 연탄재들.. 참으로 정감 어린 모습들이었습니다.
골목길에는 많은 추억이 서려있습니다.
집과 집 사이의 좁고 후미진 공간은 콜록 거리며 이제 막 배운 담배를 몰래 피우기 안성맞춤이었고 술 취한 어른들이 소변을 보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고등학생이 담배를 피우면 정학을 당하고 혼꾸멍이 나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의 마누라가 내 여자친구이던 시절
늦은 데이트 후에 마누라가 살던 집 앞 으슥한 골목에서 마누라를 벽에 밀어붙여놓고 벼르고 벼르던 첫 키스를 한 장소도 골목길이었습니다.
사람이 지나갈까 봐 두근거리고, 거절을 하며 따귀라도 올려붙이면 쪽팔려서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도 첫 키스의 두근 거리는 마음 때문에 어떻게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첫 키스를 했습니다.
대학 시험에 떨어져 재수를 할 때
안국동과 종로의 학원들을 전전하며 하루를 보내다가 저녁이 되면 친구들과 만나 당구를 치고 막걸리를 마시며 재수생의 답답함을 풀던곳 역시 피맛골이라는 이름의 골목이었습니다.
빈대떡 몋조각에 막걸리를 마시며 끝도 없는 얘기를 나누던 피맛골의 길고 긴 골목은 온통 빈대떡 부치는 돼지기름 냄새와 담배연기로 가득했습니다.
출장길... 진천의 어느마을의 점감어린 골목길입니다.
오늘 출근길 아파트를 빠져나오며. 조경이 잘 되어있는 넓고 반듯한 길을 걸으며 그리고 화단에 가득 핀 꽃들을 바라보며 골목이 없어졌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음속의 골목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