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엄마

by 이종덕

시집간 딸이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을 봅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다 그렀겠지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는 정말 힘든 과정이고 희생입니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 과정마다 어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딸이 아이에게 쏟는 희생과 정성을 곁에서 보며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나를 그렇게 키우셨음을 알게 되고 지금도 여전히 60이 가까워지는 아들을 애태우시며 염려하시고 하나라도 더 거둬 먹이려 하시는 무한 사랑을 손주를 보고 나서야 어렴푸시 나마 짐작을 하게 된 것입니다.


올해 85세인 어머니는 개성에서 1남 3녀의 둘째 딸로 태어나셨고 그 당시 명문인 개성고녀를 나오셨습니다.

옛날에는 여고를 고녀라고 했다더군요.

진학을 준비하던 중 6.25 사변이 터졌고 외할아버지와 외삼촌이 잠시 강화도로 피난을 가게 되었는데 밥도 하고 빨래도 하기 위해 딸들 중에 어머니가 뽑혀서 함께 피난을 내려오셨답니다.

강화도와 개성은 빤히 보일 정도로 바닷길이 가깝습니다.

금방 돌아가게 될 줄 알았던 전쟁은 길어졌고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게 되는 비극의 길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아버지를 만나서 결혼을 하셨고 삼남매를 키우시며 오늘까지 살아오셨습니다.

평생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맞벌이하시며 우리를 키우시며 상상키 어려운 힘든 세월을 보내셨을 겁니다.


지난주 어머니를 뵈러 갔는데 어머니께서 화장대 서랍에서 하모니카를 꺼내셨습니다.

얼마 전부터 하모니카를 배웠다면서 "메기의 추억"과 "고향의 봄"두곡을 훌륭하게 연주하셨습니다.

음과 박자를 한 군데도 놓치지 않고 정말 잘 부셨습니다.

사실 하모니카뿐만 아니고 어머니의 배움에 대한 욕구와 실천은 언제 뵈어도 열정적입니다.

붓글씨도 열심히 쓰시고 외국어 공부도 하루도 빼지 않고 열심히 하십니다.

나는 평생을 자라면서 어머니가 뭔가를 하지 않고 가만히 계시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아쉽게도 나는 어머니의 성실함과 열정을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어머니의 삶이 이해가 안 되고 한편으로는 존경스러운 것입니다.


어머니

참으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계십니다.

몸은 늙어 여기저기 편치 않으시겠지만 정신이 생각이 너무 건강한 노년의 삶임을 뵐 때마다 느끼게 됩니다.

100세 시대라고 합니다.

인생 이모작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어머니를 보면서 은퇴 후의 걱정보다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어머니처럼 늙어가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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