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

by 이종덕

양계장의 닭들은 앞날이 뻔히 정해진 공동운명체입니다.

닭이 상처가 나서 피가 나거나 늙은 암탉이 알을 낳다가 밑이 빠져 내장이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머지 닭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아픈 닭의 상처부위를 쪼아대기 시작하여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요즘

우리들의 삶과 사회를 보면 닭과 다름이 없음을 느낍니다.

약점을 파고들며 책임을 전가하고 곤경에 빠진 사람을 야비하게 공격합니다.

공동체 의식이 없습니다.

긍휼히 사라졌습니다.

남의 실패가 나의 성공입니다.

힘을 모아 난관을 극복하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문제를 키우고 선동을 합니다.

진정 나라가 걱정이 됩니다.


우리는 일본이 20개를 훨씬 넘게 받은 과학분야의 노벨상을 단 한 개도 못 받는 나라입니다.

우리 민족이 그렇게 돌대가리인가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불치병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랜 세월을 한 분야에 집중하고 업적을 쌓아나갈 여건이 되질 않는 것입니다.

도와주고 밀어주는 미덕이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김민기가 곡을 쓰고 양희은이 불렀던 "작은 연못"의 노랫말을 올려봅니다


작은 연못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 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 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 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 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 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 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Dunning kruger Eff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