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첫추위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지 않아도 한겨울의 깊은 추위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집니다.
몸이 준비가 덜되어있어서일 테지요.
점심시간에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회사 근처에서 우거지 갈비탕을 한 그릇 먹었습니다.
밥 먹기 전에 물을 한 컵 마시려는데 보리차였습니다.
옛날엔 식당에서 보리차를 주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보리차 주는 식당 별로 없습니다.
후후 불어가며 마시는 보리차의 맛이 새삼 맛이 있고 예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식사 후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내미는데 카운터에 바구니 속에 성냥갑이 수북이 들어있습니다.
에고 요즘도 성냥을 주는 집이 있네 하며 성냥갑 하나를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예전엔 어느 집을 막론하고 식당이나 다방에서 손님들이 성냥을 가져갈 수 있도록 카운터에 비치해놓았었지요.
근사한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성냥갑은 디자인이 멋들어져서 성냥갑을 모으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알게 모르게 자취를 감춰서 신기한 물건이 되어버렸네요.
"칙"성냥을 그어서 담뱃불을 붙여 보았습니다.
담배의 첫 모금에 유황냄새가 섞여 들어옵니다. 이 또한 참으로 오래간만의 느낌입니다.
바람이 세게 불어 낙엽이 뒹구는 초겨울 오후입니다.
사무실 창 밖 풍경이 을씨년스럽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낮에 얻은 성냥을 하나 꺼내어 툭 꺾어서 이쑤시개로 쓰고
나머지 유황이 묻어있는 반토막으로는 귓속을 살살 후벼봅니다.
이거 몇 개 더 가져올걸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