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by 이종덕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선물은 가치도 다르고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합니다.

선물 받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리고 선물은 주는 사람의 마음이 느껴질 때 마음에 와 닿으며 행복해집니다.


지난 생일에 여러 가지 선물을 받았습니다.

늙으신 어머니의 축하전화부터 손주 녀석의 영상 메시지까지...


59세 영감이 김치냉장고를 선물로 받다


마침 주말이었던 지난 생일 아침.

마누라는 전복이 푸짐하게 들어간 미역국과 잘 익은 김치 그리고 특별하게 준비한듯한 반찬 한두 가지로 생일상을 차려주었습니다.

물론 정말 맛있게 미역국 한 그릇을 잘 먹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는데 마누라가 생일선물이 있다며 주방에 딸린 작은 보조주방으로 나를 이끌었습니다.

못 보던 김치냉장고가 놓여 있더군요.

"당신 생일선물로 노트북을 사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김치냉장고가 고장이 나서 김치냉장고를 샀어... 그러니 이 김치냉장고는 당신 꺼야"


헐! 생각지도 못한 김치냉장고를 생일 선물로 받았습니다.

참 황당했지만 고맙다고 했습니다.

겨우내 맛있는 김치를 먹게 되는 것도 참 좋은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위의 배려 깊은 선물


점심 무렵에 딸 내외와 손주가 왔습니다.

이들은 얼굴 보는 것 자체가 참 귀한 선물이지요.

사위가 아버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하며 스마트워치를 건네주었습니다.

열심히 기능을 설명해 주며 내 스마트폰과 연동을 시켜주었습니다.

사위는 몇 년 전부터 생일이나 혹은 외국 출장길에 젊은 사람들 사이에 유행이 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신경을 써서 선물로 주었고 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에 여러 가지 강연이나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을 깔아주고 심심하지 말라고 영화도 다운로드하여 놓곤 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시류와 환경을 장인 영감이 잘 쫓아 가주길 바라는 마음과 세련되고 잘 나가는 폼나는 장인을 만들어주고 싶은 그의 마음을 나는 진작에 눈치채고 있었습니다.

요즘 나는 폼나게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니면서 잘 쓰고 있습니다.


마음 아픈 선물


생일이 지난 며칠 후 사무실로 한 권의 책이 배달되었습니다.

누가 보냈을까? 확인을 하며 마음이 짠하게 쓰려왔습니다.

지난봄, 여러 가지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직원이 내 생일을 기억하고 보낸 선물이었습니다.

이 친구는 보기 드물게 마음이 착하고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마흔다섯의 노총각인 이 친구는 회사생활을 함께하며 늘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퇴사 후 가끔씩 들려오는 소식에 어렵고 곤궁에 빠져있다는 얘기를 들으며 내 마음에 부담을 주곤 했습니다.

아무런 도움도 못주고 퇴직할 때 변변히 소주도 한잔 못 나누고 보낸 것이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내 생일을 기억하고 나와의 추억을 가슴에 담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떤 선물은 때로는 아픈 선물이 되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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