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의 꼬리에서 꼬리찜을 먹다.

by 이종덕


송년 술자리가 확실히 줄어든 지난 연말이었다.

경기침체에 김영란법 후유증 그리고 무엇보다도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최순실 국정농단 정국으로 사람들이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것 같다.

아무리 세상 분위가 그렇다 해도 일 년 내내 한방에서 함께 일을 한 직원들과의 연말 회식까지 생략할 수는 없었다.

예년 같으면 고기 구어 소맥 마시고 노래방 가고 여직원들 귀가시키고 남자들끼리 3 차가며 부어라 마셔라 했을 텐데 올해는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도 소주는 한잔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우세해 맛집을 찾아서 실속 있게 영양보충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육류의 섭취량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적지만 고기를 요리해 먹는 방법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매우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수육이나 찜으로 고기를 먹는 것이 고기의 영양을 손실 없이 고스란히 섭취하고 고기 본연의 맛을 온전히 맛볼 수 있는 요리법이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서초동에 있어서 주변에 유명한 맛집들이 즐비하다.

평소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수요 미식회"같은 프로에 두세 번 방송을 타서 유명해진 "우작 설렁탕"의 제일 큰방을 어렵지 않게 예약을 할 수 있었다.

꼬리찜과 수육으로 값은 좀 비싸지만 실속 있고 든든한 회식자리가 되었다.

예로부터 어두육미라 하여 꼬리가 워낙 맛있는 부위이기도 하지만 이 집은 아주 좋은 부위의 꼬리를 기름기 없이 잘 조리를 해서 누린내도 없고 먹기에 딱 좋을 만큼의 조직감을 유지했다.

너무 삶아 고기가 물크러져서도 안 되고 그러면서도 뼈가 쏙쏙 잘 빠져나와야 잘 조리된 꼬리찜인데 이 집은 확실한 찜 요리의 노하우가 느껴졌다.


한병 정도의 소주로 과음하지 않고 좋은 안주로 속을 든든하게 하니 딱 적당할 만큼 약간의 취기가 돌아서 귀가 길도 대중교통으로 여유 있게 갈 수 있었다.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쌀쌀한 겨울밤의 바람도 느껴보고 유난히 힘들었던 지난 일 년을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도 있었다.


2016년의 꼬리에서 꼬리찜을 먹으며 그렇게 또 한 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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