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 곤드레밥

by 이종덕

나이가 들면서 입맛이 바뀌어가는 것을 느낀다.

여전히 육류를 즐기고 자극적인 음식이 좋긴 하지만 전 같으면 좀처럼 젓가락이 가지 않던 나물반찬을 잘 먹는다. 그리고 나물의 참맛을 이제야 알아간다.


정선아리랑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딱죽이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게

한치 뒷산은 강원도 정선군 동면에 있는 산 이름이고 곤드레, 딱죽이는 산나물 이름이다. 나물 맛이 임의 맛처럼 달콤하다면 맛있게 먹어 흉년에도 굶어 죽지 않고 봄을 넘길 수 있다는 말이니, 곤드레 나물밥이 그만큼 목구멍을 넘기기 힘들 정도로 거칠고 맛없다는 뜻이다(Daum 백과사전 중)


옛날에는 양곡이 부족하여 밥을 지을 때 감자나 고구마, 시래기, 산나물 같은 것을 넣어 양을 늘렸던 것 같다.

정선아리랑의 가사처럼 곤드레 밥은 거칠고 맛이 없어 죽지 못해 먹던 음식이어서 임의 맛만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푸념이 표현되어 있는 것이다.

춘궁기에 화전민들이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곤드레밥이 지금은 완전히 별미가 되었다.

전국 곳곳에 곤드레밥으로 유명한 맛집이 수없이 많이 있고 마트에서 파는 레토르트 파우치 형태로 포장된 곤드레밥도 제법 맛이 있다.

곤드레밥은 이제 손질도 잘 하고 조리법이 발전되어 더 이상 거칠거나 씁쓸한 뒷맛도 없이 곤드레나물의 풍미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부드럽고 밥도 윤기가 흘러 양념장을 적당히 넣어 잘 비비면 별미 중의 별미이다.


지난 시무식 때 20년 근속상을 받은 우리 부서의 팀장이 한턱내겠다고 해서 부서 직원 모두 점심을 함께 먹게 되었다.

예술의 전당 앞 "산내음"은 곤드레밥으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인데 앞에 얘기한 대로 곤드레 고유의 풍미를 잘 잡으면서도 나물이 너무 무르지도 않고 거칠지도 않게 잘 조리하는 집이다.

별도로 주문한 석쇠 돼지불고기를 안주로 동동주까지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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