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by 이종덕


요즘 들어 옛날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내가 이 책을 읽었었나 싶게 처음 읽는 것 같은 책이 있습니다.

아마도 읽고 느꼈다기 보다는 글씨를 보며 책장을 넘겼을것 같습니다.

어떤 책은 20-30대에 읽었던 느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오후 내내 무라카미류의 "교코"를 읽고 있습니다.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낡은 책 곳곳에 읽다가 접어놓은 표시가 희미하게 남아 있군요.
옛날, 내 젊은 날 책을 읽다가 쉬어간 흔적일 테지요.

그리고 사회 초년병 시절의 여름휴가 때 온종일 비가 내려 하루에 다 읽어버린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21살의 트럭 운전사이며 댄서인 주인공이 그에게 춤을 가르쳐준 쿠바 출신의 미국 청년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인 교코에는 무라카미류가 꿈꾸었던 순수와 사랑의 열망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20년이 훨씬 넘은 것 같은데 그때 나는 왜 이 책을 샀고 어떤 느낌으로 이 책을 읽었을까요.


오래되어 낡은 책의 특유의 냄새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빛바랜 기억들....

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나는 교코를 마저 읽었습니다.


어느새 창밖에는 어둠이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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