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by 이종덕

어젯밤에 늦도록 술을 마시는 바람에 늦잠을 잤습니다.
면도도 못하고 허둥지둥 출근을 하는데 차창으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초가을 바람과 반짝이는 햇살이 참 좋더군요.
문득 땡땡이의 충동이 일었습니다. 어디 가서 땡땡이를 칠까 상상을 해 보는데 마땅하질 않습니다.

그러다가 손주 녀석 하고 하루 종일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래전에 약속했던 공룡 전시장에 데려가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장난감 가게도 가고...
어쩔 수 없는 할아버지가 됐습니다.

생각도, 끌리는 것도 딱 할아버지의 모습입니다.


결국 그냥 출근을 했습니다만...


8월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사무실에 에어컨을 안 켜도 되겠습니다.

휴가도 못 간 여름이 슬금슬금 물러가기 시작했습니다.

거울을 보니 면도를 못해서 수염이 올라와 있습니다.
숙취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푸석푸석한 얼굴에다 매일 면도를 해서 몰랐는데 어느새 수염이 하얗게 쉬어버렸네요.
내 얼굴을 보며 새삼스럽게 깜짝 놀랐습니다.


허허 세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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