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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Dec 10. 2017

젊은이들 처럼 brunch

올 겨울들어 눈이 가장 많이 내린 일요일입니다.  

탁 트인 강변에서 눈내리는 경치가 보고 싶었습니다.


늦은 아침까지 맘껏 게으름을 피우다가 아내에게 우리도 젊은 사람들처럼 우아하게 brunch라는걸 먹으러 가보자 했습니다.

그냥 국 데워서 김장김치에 밥먹자는걸 억지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아파트 주차장에 나와보니 생각보다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빗자루로 밤새 차에 쌓인 눈을 털어내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조심조심 차를 몰아 한강변 수석동 미음나루에 있는 브런치 카페에 들어 갔는데 생각했던것 처럼 창이 넓어 한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눈까지 펑펑내려 풍광이 참 좋습니다.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 메뉴판을 보며 고민을 하다가 시나몬 스콘과 버섯크림 파니니 그리고 생소하긴 하지만 떠먹는 피자를 주문했습니다.

감자무스를 베이스로 버섯, 양파, 파프리카, 올리브 ...여러가지 채소를 섞어 구운 떠먹는 피자가 느끼하지 않고 다 먹을때 까지 식지 않아 오늘 같이 을씨년한 날에 커피와 함께 먹기에 딱 좋았습니다.

늘 하는 짓이지만 너무 많이 시켜서 브런치가 아닌 저녁까지 다 먹은것 같은 포만감이 들었습니다.

카페의 분위기가 너무 아늑하고 좋아서 천천히 먹으며 여유를 즐기고 싶었지만 열댓명의 늙지도 젊지도 않은 아주머니들이 어찌나 큰 목소리로 떠들고 깔깔대는지 바로 맞은편에 앉은 아내와 대화도 힘들지경 이었습니다.  


분위기, 맛, 날씨... 모든것이 잘 맞았는데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버렸군요.

아내에게 말 했습니다.

"당신은 어디가서 저러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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