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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사회학

by 이종덕

얼마 전에 친구들을 만나 모처럼 술을 마셨습니다. 옛날 생각만 하고 술을 마셨는데 금방 취해버리고 다음날 숙취도 오래갔습니다.

이제 술을 아주 조금만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술은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사회적 교류 수단으로써의 역할이 크기 때문입니다.

함께 술을 마신다는 것, 술자리는 인간관계를 친밀하게 합니다.


고대 아테네의 시인 에우리피데스는 "한잔의 술은 재판관보다 더 빨리 분쟁을 해결해 준다"라고 말했듯이 술자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쉽게 풀어내기도 합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나도 수많은 술자리를 가졌었고 아무래도 술을 잘 마시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마지못해 마시던 술이 나를 술꾼으로 바꿔났습니다.

하지만 술은 많이 마실 수 있는 능력보다는 잘 마시는 게 중요합니다.

적당히 마시고 술 매너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술이 세도 주사가 심하거나 매너가 나쁘면 개취급 받습니다.

술이 센 건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사람의 겉모습은 눈으로 보고 속 모습은 술로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제대로 잘 마셔야 하는 것입니다.


양녕대군은 장자로서 세자에 책봉되었지만 방탕함과 지나친 음주로 세자의 자리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이 그 뒤를 잇는 것이 타당하겠지만 태종은 셋째인 충녕대군을 세자로 책봉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효령대군은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하여 대외업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었고 충녕은 적당히 마시고 그칠 줄도 안다는 것이 그가 세자가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래저래 술은 알게 모르게 많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제는 억지로 술 마실 일 없으니, 목적을 가지고 술 마실 일 없으니 즐거울 만큼만 마시고 적정선이다 싶으면 멈추도록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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