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없이 본 F1 무비, 극장에서 제대로 몰입했다
2025.07.30. 당시에 썼던 글입니다.
https://cafe.naver.com/justmusicccccccc/4377
지난 주 주말에 영화 6,000원 할인권이 생겼는데,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잘 안 가다 보니 뭘 볼지 고민되더라고요. 그래서 브래드 피트 형님만 믿고 가자는 마음으로 <F1 더 무비>를 예매했습니다.
기대치가 워낙 낮았던 덕분인지, 생각보다 훨씬 괜찮았습니다. 사실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에 작품성이나 엄청난 스토리를 기대하는 건 무리잖아요. 킬링 타임용으로 잘 만들어졌으면 그걸로 충분하죠.
놀랍게도 음악은 한스 짐머가 맡았고, 익숙한 히트곡들도 곳곳에 잘 섞여 있어서 몰입도를 확 끌어올리더군요. 이 부분만으로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https://youtu.be/X2cyA-pKAr8?si=1_S-XyCaTzKc1jxL
F1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관 자체는 상당히 잘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F1 매니아라면 말도 안된다고 정색할 만한 요소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저처럼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충분히 잘 만든 것 같더군요.
룰이나 전문 용어들이 빠르게 지나가서 조금 헷갈릴 수는 있지만, 근미래의 레이싱 스포츠를 다룬 애니메이션인 <사이버 포뮬러>를 정주행했던 사람으로서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스포츠 영화답게 기본적인 스포츠룰 구조만 알고 봐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수준이었어요.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한때 잘나갔지만 이제는 잊혀진 베테랑 드라이버가 매각당할 위기에 놓인 친구의 팀을 도우려 다시 F1에 복귀하고, 실력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신인과 함께 팀을 만들어가는 이야기예요. 영화 <탑건: 매버릭> 감독이 연출했고 스토리도 비슷하다고 하던데... 저는 탑건을 안 봤기 때문에 별 느낌 없이 봤구요.
어차피 뻔한 스토리, 뻔한 클리셰 ㅋㅋㅋㅋ 이런 서사는 익숙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이기도 하니 뭐, 아는 맛이 괜히 아는 맛이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연출력과 몰입감은 정말 미쳤습니다.
중반과 후반에 등장하는 긴 레이싱 장면은 집중력이 쫙 올라가더군요.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기술력도 뛰어났고, 배기음과 효과음, 카메라 워크까지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이런 건 극장에서 봐야 진짜 제맛입니다.
실제 레이서와 유명 팀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이 스토리에 깊게 개입하진 않습니다. 대신 주인공 팀 내부의 관계와 움직임을 밀도 있게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게 더 좋았습니다. 괜히 여러 인물 넓게 건드리기보단, 핵심에 집중한 느낌이었어요. 전세계 F1 경기장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해서 볼거리도 많고요. 로맨스 라인에 대한 아쉬움이 보인다는 평들이 보이던데, 저 개인적으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요소라 그냥 넘겼습니다.
https://youtu.be/8yh9BPUBbbQ?si=eVh4X20T0drsrnqx
중간에 몇번 지루할 뻔한 타이밍도 잠깐 있었지만, 후반부 마무리를 압도적으로 잘 만들어서 영화 전체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게 감상했습니다.
오랜만에 '이래서 블록버스터 보는 거지', 싶은 작품이었고요. 빵형은 60이 넘으셨는데도 이런 영화를 찍으시다니 심히 감탄하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애플티비로도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제 맛입니다.
최근 이만한 몰입감 주는 상업 영화 드물었던 것 같네요. 어쨌든 영화 6,000원 할인권으로 뭘 봐야할지 고민되신다면 <F1 더 무비> 추천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