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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Apr 12. 2023

김남준 <개념없음>

[내 마음대로 책읽기] 어떤 사람이 될것인가

인간은 많은 경우, 어쩌면 대부분의 경우 이기적인 생각을 앞세우게 된다. 자신의 안녕과 안정을 먼저 고려하게 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우선시하게 되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평안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초등학교에서 총기 사고가 났다는 소식과 내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 확연히 다르게 된다.


정확히 10년 전. 아시아나 항공의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불시착한 사고가 났었다. 평상시에는 항공기 사고가 나도 그저 속으로만 안타깝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잘 아는 청년이 그 항공사에서 근무를 하고, 어쩌면 그 비행기에 탑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무 놀랐었다. 그런데, 참 사람 마음이 간사한게, 마침 그 청년은 그 비행 스케줄이 아니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쓸어 내렸던 기억이 난다. 나도 많은 경우 이기적인 생각을 먼저 하고 있었나보다.


<개념없음>이라는 제목은 의도적이며 도발적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개념없다'는 말을 듣지 않고, '개념 있다'는 말을 듣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 설교를, 그리고 이 글을 썼다. 저자 스스로 이 책은 처세술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가져야 할 삶의 자세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인간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즉 그리스도인은 먼저 위로하며, 진취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사과하기를 주저하지 않고 다툼을 피하며, 타인의 약점을 들추지 않고 용서의 자세로 사는 것이 중요함을 말한다. 참으로 공감이 되는 말씀이었다. 그리스도인은 너무 이기적이다.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결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무시당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업신여김 당하는 것은 견디지 못해한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런 삶을 사셨다. 예수님은 손해 보셨고, 타인에 의해 무시와 업신여김을 당하셨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늘상 "예수님을 따라 살고 싶어요"라고 외치지만, 그것은 허공에 떠도는 메아리일 뿐이다. 누구도 그런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회색 지대'가 많은 사람으로 비쳐진다. 저자 자신도 평소에 그런 비난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자세가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리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을 잃을지언정 하나님 편에만 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자신의 입장을 저돌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때로는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을 듯 싶다. 사람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적을 만들지 않는 삶, 타인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찾게 되는 사람이 내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로의 삶, 용서의 삶,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의 삶을 살아야 될 것이다. 김남준의 <개념없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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