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대로 책읽기] 성경을 오해한 소설
20년 전, 처음 읽었을 때의 감정과는 다른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그 당시에는 성경을 소재로 한 소설을 만들어 낸 작가의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며,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중년의 나이가 되어 다시 읽은 지금은, 소설로서의 흥미는 주지만, 작가가 잘못된 내용에 기반을 해서 소설로 만들어 낸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든다.
소설 속에 묘사된 가톨릭의 오푸스 데이는 1-3세기 교회의 원형을 따르는 근본주의적 신앙을 강조하고,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제한하며, 육체적 고통을 통해 믿음을 지키거나 속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로마 가톨릭이 교리에 대해 타협한다는 것에 대해 반발을 하면서, 가톨릭이 감추고 있는 성배의 비밀을 얻기 위한 여정에서 주인공 로버트 랭던이 연루되면서 하루 밤 사이에 일어난 일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성배를 예수님과 막달라 마리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손들, 특별히 여자로 묘사를 하면서 그 근거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성경적 배경이라고 하기 어렵다. 다빈치의 그림이 성경에 대한 절대적인 힘을 가진 것은 아닐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성배에 대한 감춰진 비밀을 풀던 로버트 랭던은 에덴 동산의 이브가 먹은 것을 사과(apple)로 해석하며, 뉴턴의 사과와 연결시키지만, 성경은 이브가 먹은 열매는 사과가 아니라 "선과 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라고 말한다.
기독교 교리는 성경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천년 전의 말씀이 오늘날의 컨텍스트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성경이 기록된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야만 한다. 단순히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오늘날의 상황과 일대일로 일치시키는 것은 바른 해석이 아닐 것이다. 교회가 바른 가르침을 주기 위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성경의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능력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전작인 <천사와 악마>와 연결된 <다빈치 코드>는 상당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영화로 봐도 재미있을까 싶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2>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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