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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고양이 2>

[내 마음대로 책읽기] 인간과 동물의 공존 사회라니

by 은빈은채아빠

고양이와 인간이 소통을 통해서 인간의 폭력성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고, 결국 그 폭력의 세상이 회복되는 것으로 기대했지만, 소설은 오히려 또 다른 폭력을 통한 세상의 안정을 보여주고 있다. 고양이 바스테트는 적군인 쥐들과의 전쟁에서 고양이 군대의 승리를 거두지만, 더 많은 적군의 공격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시뉴섬에서 최후의 전쟁을 준비한다. 바스테트는 끊임없이 인간과의 영적 소통을 시도하다가, 결국 한 인간과 소통할 수 있게 되고, 그 소통을 통해서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인간들과 고양이들, 그리고 사자까지 시뉴섬에서 쥐들의 공격에 대비한다.


수십만 마리에 달하는 쥐들의 공격에 인간들과 고양이들은 결사의 항전을 치르게 되고, 결국 쥐들은 패배하고 시뉴섬은 안정에 접어들게 된다. 프랑스 본토는 페스트로 인해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기에, 바스테트는 시뉴섬에서 새로운 공동체, 곧 인간과 동물이 함께하는 공동체를 꾸리기 위한 시도로 학교를 세우고, 자신의 생각을 영적 소통을 통해 인간에게 전달할 계획을 세운다.


소설은 고양이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기 때문에 고양이의 습성이 잘 드러난다. 인간을 주인이 아닌 자신의 종(한글 번역은 집사라고 했지만)이라고 인식하고, 인간의 관행에 고양이가 불편해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간만이 우월한 것이 아니라, 고양이도 나름대로의 우월성을 가지고 있기에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을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고양이가 인간과 소통이 안 될 뿐이지 영(spirit)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할 듯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개나 고양이를 아들이니 딸이니 부르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편이다. 미국 사회에서는 거리를 산책하는 강아지를 보면서 “아들이에요, 딸이에요?”라고 질문 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오히려 한국 사회에서는 그러한 호칭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싶다. 동물들에게 인간적 감정과 사랑, 관심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동물은 동물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어쨌든 독특하고 신기한 소설을 읽었다. 당분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되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2>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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