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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빈은채아빠 Sep 07. 2021

[내 마음대로 책읽기] 정세랑 <피프티 피플>

모두의 삶이 소중하다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상상해본 적은 없었다. 제목이 50명이라니,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평상시와 다르게 책 뒤편의 작가의 말을 먼저 읽었다. 작가는 주인공이 50명인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거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명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들이 서로 연결이 되는 구조라면 작가가 정말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그랬다. 등장인물들은 서로 얽혀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 인물들이 한 장소에 나타난다.

이 소설을 읽다가, 인간의 삶이란 혼자만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서로와 연관되고, 크든 작든 영향을 끼치는 공동체에서 살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삶이 어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런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상당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많아서 때때로 인물 간의 관계도가 헷갈릴 때가 있었지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각 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나의 삶도, 당연히 내게는 중요하지만, 누군가에게도 중요하기를 문득 생각해본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누구일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정세랑의 <피프티 피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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